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보험과 투자 성과를 나타내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충당부채 환입 등 일회성 영업외손익이 순이익 증가를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72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100조원이 증가했는데 최근 시장 가치가 급증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 때문이다. 다만 자산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낮아졌다. 올해 하반기 조정 국면에 접어든 시장에서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느냐가 연말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이익 선방, 2.6조 외화 차익도 기여…보험이익 창출력 둔화 삼성생명은 감독회계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12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규모다. 보험이익 5330억원을 인식한 가운데 투자이익은 596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보험이익은 35.9%, 투자이익은 1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순이익은 반대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1조318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는데 환율변동과 충당부채 환입 등 일회성 영업외수익이 반영되면서 전체 순이익 증가를 견인했다. 영업단에서 다소 부진했던 성과를 상쇄한 셈이다.
보험에서 이익 창출력이 투자보다 둔화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생명의 보험이익은 보험수익(5조953억원)과 재보험수익(858억원)에서 보험서비스비용(4조4877억원), 재보험서비스비용(1090억원), 기타사업비용(514억원)을 제해 산출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보험수익과 보험서비스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16.8% 증가했다. 비용의 증가폭이 수익과 2배 이상 벌어지면서 보험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수익(23조3950억원)과 투자비용(22조7982억원) 모두 2배가량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이익의 변동은 보험이익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했다. 금융자산 처분 등으로 6079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자와 배당도 각각 2조8332억원, 1조593억원을 기록하면서 투자이익에 기여했다. 외화 거래에서도 2조6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난다.
◇372조 자산 운용, '삼전' 가치 급증 영향…다각화 계획 속도 올해 상반기 말 삼성생명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372조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이 330조원으로 가장 많으며, 대출채권이 36조원 규모다. 나머지는 부동산과 현금 및 예치금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말 운용자산이 275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100조원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는 주식 시장이 상승 국면에 있던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의 가치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수치로 풀이된다.
특히 자산 증가에 기여한 유가증권은 삼성전자 주식(지분율 8.51%)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주식 시장에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삼성생명이 기타포괄손익에 반영하는 주식의 평가손익이 170조원을 넘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자산 증가의 사실상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견인했다고 평가된다. 삼성전자 주식은 투자이익과 무관하다. 삼성전자의 미실현 평가손익은 손익계산서가 아닌 자본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운용자산은 큰 변동이 없다. 다만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증가하면서 자산과 함께 자본도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말 삼성생명의 자본 규모는 43조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말 100조원대로 급증했다.
수익성 지표에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총자산수익률(ROA)은 0.73%로 조정됐으며, 자기자본수익률(ROE)도 3.6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ROA는 0.13%포인트, ROE는 5.7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운용자산이익률도 2.89%로 0.45%포인트 줄었다.
관건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조정 국면에 접어든 주식 시장 등 대외 변수들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년(2024~2025년)간 매년 1조원 넘는 투자이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보험금융손익 부담이 가중돼 투자손익 측면에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보험금융손익 부담이 지난해 연간 10조4748억원을 초과한 12조6649억원으로 나타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생명은 올해 하반기 들어 미국과 런던에 있던 삼성자산운용의 법인들을 자회사로 재편하는 등 자산 운용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아울러 성장의 한계가 있는 국내 보험 시장을 글로벌 M&A 전략으로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