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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글로벌 빅베팅

삼성생명, 외부 컨설팅 결과 기반 M&A 잰걸음

③나스닥 상장 연금 전문 'PFG' 투자 물망, 현금·배당 포함 재원은 넉넉

신상윤 기자  2026-09-04 11:36:24

편집자주

국내 보험사의 글로벌 전략이 한층 과감해지고 있다. 현지 거점 확보를 넘어 해외 보험사를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사업 체급을 키우는 사례가 잇따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수조원 단위의 해외 투자를 추진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다양한 진출 방식을 병행하는 보험사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짚어본다.
삼성생명이 신성장 동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는다. 기존에는 자산운용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운용사와 지분 투자 관계를 맺었다. 이를 전략적 투자(SI) 단계로 확대해 아시아나 미국 등 글로벌 보험 시장에서 M&A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태국과 중국에서 축적한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처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퇴직연금 등에 특화된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이 거론되는 중이다. 일부 지분 확보를 위해서도 수조원대의 인수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넉넉한 현금과 더불어 최근 주주환원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 배당금 등이 종잣돈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글로벌 M&A 행보가 금융 계열로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글로벌 사업 전략 컨설팅, PFG 포함 투자처 발굴 검토 중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이머징 마켓인 아시아 또는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신규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재무건전성과 직결되는 자산부채관리(ALM)를 고려하면서도 투자 이익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기회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프린시플파이낸셜그룹(PFG)'을 유력한 투자처로 올려둔 것으로 전해진다. PFG는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글로벌 금융 투자 및 보험 전문기업이다. 개인 또는 기업 대상 퇴직연금과 자산운용, 보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전 세계에 82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PFG의 총 운용자산(AUM) 규모는 7810억달러이며, 지난해 미국회계기준 GAAP 수익은 156억달러를 기록했다. PFG 귀속 순이익은 12억달러다.

삼성생명은 지난 3일 PFG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다양한 투자처 발굴을 검토한다고 공시하면서 적극적으로 부인하진 않았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수립한 글로벌 사업의 전략이 대규모 M&A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생명보험업의 성장 한계를 글로벌 시장에서 찾는다는 공감대가 내부에 형성되면서 SI 투자자로서 M&A 대상들을 검토하는 단계다.

태국과 중국 등 글로벌 진출 국가의 견조한 성장도 기여했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내년이면 진출 30년을 맞는다. 태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7만여건의 생명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계 수입보험료는 1947억원이다. 전년 동기 1583억원 대비 23% 증가한 규모다. 주요 지역 4개 지점과 136개 영업소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태국 보험업감독규정이 요구하는 최저치(140%)를 크게 상회하는 317%다.

중국에선 2015년 중국은행과 지분을 공유하며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 이후 흑자 기조는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1400억원 상당의 순이익을 거둔 상황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중은삼성인수보험유한공사' 지분율은 25%다. 태국과 중국 등에서 견조한 성장이 이어지는 만큼 삼성생명으로선 글로벌 시장에서 또다른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의지다.

◇넉넉한 투자 재원, 삼전전자 배당 확대 기대…그룹 M&A 기류 금융 계열로 확대

M&A를 위한 재원도 넉넉하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말 2조8065억원 상당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40조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통해 연간 조단위 투자수익을 창출한다. 여기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배당금도 조단위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받은 배당금만 7338억원 상당인 가운데 최근 주주환원 확대에 나서면서 올해는 더 많은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유동성이 전액 M&A에 활용되진 않겠지만 FI 등과 함께하면 조단위 거래도 무난하게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생명은 자산운용 네트워크 확대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영국의 셰빌스나 프랑스 메리디암, 영국 헤이핀 등에 투자해 자산운용 네트워크를 글로벌로 넓혔다. 다만 본업인 보험업과 관계된 글로벌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의 달라진 M&A 전략이 금융 계열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회복으로 거대한 현금을 쥔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플랙트그룹, ZF사 ADAS 사업 등 조단위 M&A 거래의 시동을 걸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스위스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등 속도를 내면서 M&A 열기가 삼성 금융 계열사로 넘어온 것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삼성생명이 다른 금융 계열사보다 대규모 투자에 신중했던 점도 달라진 기류다. 보험업법상 자회사인 삼성화재가 영국의 특수보험사 캐노피우스 투자를 최근 확대하며 경영에 참여하는 2대주주 등극까지 노리는 점 등과 대비했을 때 삼성생명의 행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검토하는 것도 삼성그룹 내 M&A 전략을 삼성생명도 이행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IR 과정에 여러 차례 해외에 투자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투자 후보자군을 검토 시작한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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