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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인사코드

신한은행, 승진 공식은 옛말…역량 입증하면 연임

②정상혁 행장 3연임 기로, 통합 은행 출범 이후 선례는 없어

김형락 기자  2026-09-17 07:46:34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올 연말 일제히 임기가 만료하는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 인사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신한은행은 2006년 통합 신한은행 출범 뒤 3연임한 행장은 나오지 않았다. 연임 임기를 1년으로 부여하던 관례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행장이던 시절 깨졌다. 계열사 사장을 거쳐 은행장에 오르던 승진 공식도 옛 이야기다. 행장이 회장으로 직행하는 전례가 굳어진 상황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3연임 기로에 서있다.

◇진옥동 회장 행장 시절부터 바뀐 인사 기조

신한금융그룹에서는 한동안 은행장이 되려면 부행장을 거쳐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내야 한다는 공식이 통했다. 신한 사태 이후 행장에 취임한 서진원 전 행장은 신한생명 대표를 거쳤다. 이후 조용병 전 회장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위성호 전 행장은 신한카드 대표를 지낸 뒤 행장으로 발탁됐다.

진 회장이 행장에 오르면서 승진 공식은 흐릿해졌다. 진 회장은 신한금융그룹 내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 일본 SH캐피탈(신한은행 출자 법인) 사장, SBJ은행(신한은행 일본 법인) 법인장 등을 지냈다. 오랫동안 일본에서 근무하며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신임을 얻었다. 2017년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으로 복귀해 신한금융지주 경영지원·브랜드홍보 부사장을 거쳐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에 취임했다.

신한은행장 연임 임기 2년 시대를 연 인물도 진 회장이다. 조용병 전 회장 시절(2020년 12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진 회장에게 은행장 연임 임기 2년을 부여했다. 통상 신한은행장은 첫 임기 2년에 1년을 연임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정상혁 행장은 진 회장과 걸어온 길이 다르다. 첫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행장이기도 하다.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영업 현장과 본부 부서에서 근무했다. 진 회장이 행장이던 2019년 비서실장으로 발탁돼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신한은행 경영기획그룹장과 자금시장그룹장을 역임하며 차례로 전략·재무기획, 자금·조달 운용 전문성을 쌓았다.

정 행장 연임은 진 회장 전례를 따라 이뤄졌다. 지주 자경위는 2024년 12월 정 행장 연임을 결정하며 추가 임기 2년을 부여했다. 2024년 리딩뱅크 탈환을 이끈 정 행장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연임을 결정한 다른 3개 계열사 대표들에게 부여한 임기는 1년이었다.

◇2017년부터 은행장→지주 회장 직행 패턴

정 행장이 3연임에 성공하면 통합 신한은행 출범 뒤 첫 사례가 된다. 올 상반기까지 실적은 준수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에 내줬던 순이익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에서는 여러 차례 연임한 최고경영자(CEO)가 나오기도 했다. 2017년 신한카드 대표에 오른 임영진 전 사장은 4차례 연임해 2022년 임기를 마쳤다.

진 회장과 지주 자경위는 신한금융 차기 리더 양성까지 고려해 정 행장 연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진 회장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정 행장에게 추가 임기 2년이 주어지면 만료 시점은 차기 회장 인선 막이 오르는 2028년 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주요 자회사 CEO와 계열사 퇴임 CEO 등을 회장 후보군에 포함한다. 조용병 전 회장과 진옥동 회장 모두 행장에서 곧바로 회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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