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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체제 KB금융

과감한 변화 예고 '세대교체'에 쏠리는 눈

③나이 아닌 역량 중심 인사 예고…친정 체제 구축에 업계 관심, 당국 연이은 경고는 부담

이재용 기자  2026-09-18 07:16:04

편집자주

KB금융지주가 3년 만에 리더십을 교체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회장들의 연임이 이어지며 '연임 대세론'이 굳어진 상황에서 나온 반전 선택이다. 회추위가 세대교체를 택한 배경을 살펴보고 이재근 체제 KB금융의 경영 방향 및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재근 글로벌·WM·SME부문장의 청사진이 첫 인사에서부터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 부문장이 그룹의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위해 선택된 리더인 데다 주요 계열사 CEO들의 임기만료가 예정돼 있어 적지 않은 쇄신이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룹 전반에 그의 색깔이 얼마나 반영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KB금융 안팎에선 이 부문장이 은행장 시절 호흡을 맞춘 인사를 비롯해 주택은행과 재무 라인, 서강대 인맥을 주목한다. 다만 금융당국이 계열사 CEO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연말 쇄신서 드러날 세대교체의 의미

KB금융 회장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다. 사실상 차기 계열사 CEO 인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올해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그룹 계열사 CEO는 모두 10명이다. 올해 초 취임한 강진두 KB증권 IB부문대표, 곽산업 KB저축은행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 CEO 임기가 만료된다.


연말 임기가 끝나는 CEO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생명 대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 박찬용 KB데이타시스템 대표,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등이다.

통상적인 세대교체라면 연령을 기준으로 고참 라인인 이환주 행장(64년생), 박찬용 대표(65년생), 이홍구 대표(65년생),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65년생) 등이 사정권이다. 그러나 나이를 세대교체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 이재근 체제에선 이들이 곧바로 교체 대상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부문장은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직후 이뤄진 첫 도어스테핑에서 "세대교체는 나이가 아니라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책임 있게 할 수 있느냐는 의미로 봐 달라"며 "나이에 국한하지 않고 역량과 전문성, 직원들과의 호흡, 조직원의 헌신을 끌어낼 리더십을 고민하며 인사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나이보다 역량을 중시하는 것은 이 부문장의 일관된 인사 스타일이다. 앞서 이 부문장이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당시에도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임원분들도 젊은 사람이 내정돼서 고민 많은 분도 계실 텐데 프로야구에서도 MVP급 선수를 나이가 많다고 퇴장시키지 않고 교체하지 않는다"고 인사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실제 행장 시절 두 번째 정기 인사에서 전무에서 부행장으로 총 7명이 이동하는 등 전무급 승진이 대거 이뤄진 가운데서도 부행장의 평균 연령대는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이는 나이보다는 능력에 따라 인사를 단행한다는 이 부문장의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그룹 내 인맥에 쏠리는 관심…당국 제동은 부담 요인

이 부문장이 경영 연속성과 안정성 등을 고려해 일괄 교체가 아닌 선별적인 교체를 단행할 수 있다. 다만 순차적으로 세대교체를 이어가며 친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임 회장들 역시 임기 동안 친정 체제를 강화하며 조직 안정을 꾀했다.

이 부문장식 세대교체가 예고되면서 자연스레 인연이 있는 인사들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이 부문장과 같은 주택은행 출신 인맥들이 주목받고 있다. 주택은행 출신이면서 재무 라인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인물은 서기원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이다. 계열사 CEO 중에는 빈중일 KB캐피탈 대표가 주택은행 출신이다.

은행 CFO를 맡았던 김재관 국민카드 대표와 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을 지낸 정문철 KB라이프 대표, 오상원 은행 테크그룹 부행장 등도 이 부문장이 은행장 시절 함께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다. 김재관 대표와 서기원 부행장은 이 부문장과 같은 서강대 동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지주 CFO인 나상록 전무도 서강대 출신이다.

금융지주 계열사 CEO 승계 절차에 대한 계속되는 당국의 경고 메시지는 친정 체제 구축의 부담 요인이자 변수로 꼽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에도 계열사 CEO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선 지주 회장과 이사회가 사실상 계열사 CEO를 정해 온 관행에 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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