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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체제 KB금융

자본 효율화와 포트폴리오 균형 유지 시험대

⑤증시 활황에 비은행 이익 비중 44%…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이익 변동성 확대는 부담

이재용 기자  2026-09-29 07:57:59

편집자주

KB금융지주가 3년 만에 리더십을 교체한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의 연임 대신 이재근 지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회장들의 연임이 이어지며 '연임 대세론'이 굳어진 상황에서 나온 반전 선택이다. 회추위가 세대교체를 택한 배경을 살펴보고 이재근 체제 KB금융의 경영 방향 및 향후 과제 등을 짚어본다.
이재근 체제 KB금융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정비다. KB금융은 비은행 이익 비중이 44%에 달할 만큼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다만 보험 등 일부 계열사의 부진으로 계열사 간 수익성 편차가 커진 상황이다. 시장 환경에 따라 그룹 이익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시장은 이재근식 자본배분에 주목한다. KB금융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기준으로 수익성과 전략 가치가 높은 사업에 자본배분을 우선하고 있다. 다만 이 원칙은 그룹 내 특정 계열사로의 쏠림 현상을 심화할 수 있는 만큼 자본효율성과 포트폴리오 균형을 동시에 잡는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 계열 약진…보험 등 부진에 포트폴리오 편차 확대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으로 3조88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규모다.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증가한 1조9922억원으로 직전 분기에 이어 다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견조한 이자이익이 뒷받침한 가운데 급증한 자본시장 관련 순수수료이익이 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그룹의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4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조달비용 절감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관리 노력과 은행 여신 성장에 힘입어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순수수료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룹의 순수수료이익은 2조9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증가했다. 증권,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의 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된 결과다. 수수료이익을 토대로 그룹 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44%까지 증가했다. 증권의 기여도는 21% 수준까지 확대됐다.

다만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를 제외한 계열사의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이었다. 보험 계열사는 업황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그룹 내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편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자본시장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증권 계열사가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경우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4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장기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KB라이프생명도 연금보험 시장의 업황 부진, 일부 상품의 손해율 및 해지율 상승,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보험·투자이익이 감소하며 반기 순이익이 20.4% 줄었다.

자본시장 계열사의 약진으로 비은행 이익 비중 자체는 상당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보험 등 다른 축에서는 실적 부담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특정 업종의 업황에 따라 그룹 전체 비은행 실적이 흔들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 전반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정비 관건은 자본배분

비은행 포트폴리오 재정비는 결국 그룹 내 자본배분의 문제로 이어진다. 지주 회장의 역할은 계열사 경영보다 한정된 자본을 전략적으로 어느 사업에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하는 데 있다. 이 부문장이 자본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현재 그룹의 핵심 경영 기조인 RoRWA 중심 자본효율화 작업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RoRWA는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분해 수익을 창출하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다. 앞서 KB금융은 그룹 RoRWA 보다 높은 계열사는 RWA 배분을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회수한다는 기본 원칙을 수립했다. 수익성이 높고 전략 가치가 큰 사업에는 자본을 우선 배분하고 낮은 사업은 축소하는 구조다.

올해 KB금융그룹이 KB증권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성장·저수익 부문은 자본 경량화를 추진하고 고성장·고ROE 계열사에는 자본을 집중하는 '역동적 자본 재배분(Dynamic Capital Re-Allocation)' 전략의 첫 실행이었다.

다만 이런 RoRWA 중심 전략은 특정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쏠림 현상을 가속할 수 있다. 저성장·저수익 부문은 자본을 적게 배분받고 자본이 줄어드니 성장 여력도 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내 편차가 자본배분 원칙에 의해 오히려 굳어질 수 있는 것이다.

쏠림이 심해질수록 그룹 이익의 변동성도 커진다. 증권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자본시장이 꺾이면 비은행 이익 전체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키운 비은행 부문이 또 다른 단일 업종 의존으로 이어진다면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취지와도 거리가 멀어진다.

이 부문장에게는 RoRWA라는 효율성의 잣대를 유지하면서도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지켜야 하는 부담이 주어진 셈이다. 특히 보험처럼 당장은 부진하더라도 그룹 내 역할이 분명한 계열사가 있는 만큼 업황 사이클과 전략적 가치를 함께 반영한 자본배분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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