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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구도로 본 은행 경영

엇갈린 추격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④하나은행 선두권 진입, 우리은행 기업금융 확대하며 전열 정비

김형락 기자  2026-09-29 16:02:05

편집자주

리딩뱅크는 은행권 경영 성과를 대표하는 타이틀이다. 영업 전략과 비용·건전성 관리 결과가 순이익에 집약돼 있다. 은행장에게는 경영 능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수식어다. 4대 은행을 중심으로 리딩뱅크 경쟁 판도와 성장 전략, 수익성을 살펴본다. 리딩뱅크를 이끈 행장들이 이후 어떤 경로를 밟았는지도 짚어본다.
한때 우리은행에 외형과 마진에서 뒤졌던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기반을 넓히며 순위를 뒤집었다. 대출 기반을 키우면서 마진에서도 앞섰고 비용 효율에서도 격차를 벌렸다. 최근 기업금융에 힘을 싣는 우리은행은 자산 성장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

◇기업금융 키운 하나은행, 마진 우위까지

10년 전 두 은행 출발점은 지금과 달랐다. 하나은행이 외환은행과 통합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에 주요 영업 지표는 우리은행이 우위에 있었다. 2016년 말 원화대출은 우리은행(190조원)이 하나은행(178조7000억원)보다 컸다. 순이자마진(NIM)도 우리은행(1.41%)이 하나은행(1.39%)보다 높았다. 순이자이익도 우리은행(5조190억원)이 하나은행(4조3290억원)보다 컸다.

두 은행 위치를 바꾼 건 기업금융 성장 속도다. 2016년 말 원화 기업대출은 우리은행(84조1000억원)이 하나은행(83조6000억원)을 소폭 앞섰다. 추월은 이듬해 일어났다. 격차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6조~7조원대에서 오르내리다 2022년부터 벌어졌다. 2024년 우리은행이 기업대출을 늘리며 좁혔던 간극은 지난해 다시 넓어졌다. 올 6월 말 원화 기업대출은 하나은행(184조2000억원)이 우리은행(154조3000억원)보다 약 30조원 많다.

마진도 2017년부터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앞서기 시작했다. 그해 NIM은 하나은행 1.49%, 우리은행 1.47%다. 이후 지난해까지 하나은행이 우리은행보다 NIM이 높았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 순위도 달라졌다. 2016년 우리은행이 6900억원 앞섰던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하나은행이 2560억원 앞서는 구조로 바뀌었다. 하나은행은 2022~2023년 2년 연속 리딩뱅크에 오르기도 했다.


◇외형 키우는 우리은행, 남은 과제는 수익성

우리은행이 꺼낸 카드는 기업금융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취임 뒤 기업금융 명가를 재건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은 최근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1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 상반기 우리은행 대기업 대출은 지난해 말보다 8조7000억원 증가한 64조원이다. 같은 기간 저금리성 예금도 4조원 넘게 늘었다.

우리은행이 자산 성장을 재개했지만 수익 창출력에서 하나은행을 따라잡은 건 아니다. 올 상반기 NIM을 1.51%로 개선했지만 하나은행(1.60%)보다 0.09%포인트 낮다. 순이자이익은 하나은행(4조4645억원)이 우리은행(4조1170억원)을 3475억원 앞선다. 비이자이익까지 포함한 순영업수익도 하나은행이 4521억원 많았다.

벌어들인 수익을 이익으로 남기는 효율에서도 차이가 커졌다. 2016년 비용수익비율(CIR)은 하나은행(58.85%)과 우리은행(59.09%) 사이 차이가 0.24%포인트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하나은행(39.4%)과 우리은행(47.83%) 간극이 8.4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24년 실적은 비용 관리가 순위에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 그해 순영업수익은 우리은행이 하나은행보다 2110억원 많았다. 반면 판관비는 하나은행이 우리은행보다 2680억원 적었다. 그해 순이익은 하나은행 3조3560억원, 우리은행 3조390억원으로 순서가 뒤집혔다.

올 상반기에도 순이익 차이 대부분이 충당금 반영 전에 만들어졌다.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앞선 규모는 순영업수익에서 4521억원, 판관비를 차감한 충당금적립전이익(PPOP)에서 7392억원이었다. PPOP는 각각 하나은행 3조982억원, 우리은행 2조3590억원이다. 최종 순이익 차이는 7481억원으로 PPOP 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수익성 지표는 리딩뱅크 경쟁 구도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나은행이 뒤에서 치고 올라오며 양강 구도는 3강으로 바뀌었다. 이제 쫓는 쪽은 우리은행이다. 기존 구도가 유지될지 바뀔지는 선두와 벌어진 대출 격차를 좁히고 마진과 비용 관리 능력을 어디까지 끌어올리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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