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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구도로 본 은행 경영

선두 이끈 행장, 다음 자리는 어디였나

⑤KB·신한은 연임, 하나는 지주 이동…회장 승계는 다른 공식

김형락 기자  2026-10-01 16:26:59

편집자주

리딩뱅크는 은행권 경영 성과를 대표하는 타이틀이다. 영업 전략과 비용·건전성 관리 결과가 순이익에 집약돼 있다. 은행장에게는 경영 능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수식어다. 4대 은행을 중심으로 리딩뱅크 경쟁 판도와 성장 전략, 수익성을 살펴본다. 리딩뱅크를 이끈 행장들이 이후 어떤 경로를 밟았는지도 짚어본다.
지난 10년 리딩뱅크 경쟁은 은행 순위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경력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선두에 섰던 행장 상당수는 연임하거나 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력을 이어갔다. 은행 실적은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주요 이력이었지만 금융지주 회장으로 가는 필수 코스는 아니었다.

◇선두 이끈 뒤 연임하거나 지주로 이동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순이익 1위를 이끈 은행장은 8명이다. KB국민은행은 전현직 행장 3명(윤종규·허인·이환주)이 5차례 리딩뱅크에 올랐다. 신한은행은 전현직 행장 3명(조용병·위성호·정상혁)이 3차례, 하나은행은 전직 행장 2명(박성호·이승열)이 2차례 정상에 섰다.


KB국민은행은 선두 경쟁을 이끈 행장에게 추가 임기를 부여했다.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 연임한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2017년 은행장에 취임한 허 전 부회장은 2019~2021년 KB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이끌었다. 선두 입지는 두 차례 연임 때 주요 평가 요소였다. 2019년에는 리딩뱅크 입지 강화 필요성이, 2020년에는 이를 수성한 성과가 각각 행장 후보 추천 배경에 포함됐다.

신한금융그룹도 최근 리딩뱅크를 이끈 행장을 재신임했다. 2023년 취임한 정상혁 행장은 2024년 신한은행을 연간 순이익 1위에 올려놨다. 정 행장은 그해 말 연임 임기 2년을 부여받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에 내줬던 선두 자리를 올 상반기 다시 되찾았다.

하나은행은 선두에 오른 행장들이 금융지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2022년 연간 순이익 1위를 이끈 박성호 전 행장은 임기를 마친 뒤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맡았다. 이승열 전 행장은 이듬해에도 하나은행을 연간 순이익 1위로 이끌었다. 행장 재임 중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겸임했고, 임기를 마친 뒤 지주 경영에 집중했다. 현재 지속성장·포용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다.

◇은행장 다음은 회장 후보 경쟁

리딩뱅크를 이끈 행장들은 금융지주 승계 경쟁에도 참여했다. 조용병·위성호·허인·박성호·이승열 전 행장 등이 회장 후보로 검증대에 섰다. 다만 리딩뱅크 경험이 회장 후보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아니었다. 연간 선두를 달성한 행장이 아니어도 차기 리더 후보군에 들었다.

이재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자는 은행장과 지주 회장에게 요구되는 경영 역량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내정자는 2022~2024년 KB국민은행장을 지냈지만 이 기간 연간 순이익 1위에 오르지 못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행장과 지주 부문장 재임 기간 성과와 리더십뿐 아니라 재무·전략·글로벌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 내정자를 최종 후보로 정했다.

금융지주 회장은 은행장보다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은행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 자산 성장과 수익성, 건전성, 영업 경쟁력 등을 책임진다. 지주 회장은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와 자본 배분, 계열사 협업, 글로벌 전략까지 총괄한다. 단순히 연간 순이익 순위만으로 승계 경쟁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리딩뱅크 타이틀은 은행장에게 중요한 경영 성적표다. 연임 평가에 반영된 사례도 있었고 선두를 이끈 행장 상당수가 지주 경영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회장 후보를 고르는 기준은 은행 실적에 머물지 않았다.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경영 경험과 역량까지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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