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리딩뱅크 구도로 본 은행 경영

마진 선두 10년 지킨 KB, 순이익 순위 가른 요소는

③이자이익 우위에도 비용·충당금·영업외손익서 갈려

김형락 기자  2026-09-28 15:41:45

편집자주

리딩뱅크는 은행권 경영 성과를 대표하는 타이틀이다. 영업 전략과 비용·건전성 관리 결과가 순이익에 집약돼 있다. 은행장에게는 경영 능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수식어다. 4대 은행을 중심으로 리딩뱅크 경쟁 판도와 성장 전략, 수익성을 살펴본다. 리딩뱅크를 이끈 행장들이 이후 어떤 경로를 밟았는지도 짚어본다.
KB국민은행이 마진과 이자이익에서 확보한 우위가 항상 리딩뱅크 자리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KB는 최근 10년 동안 순이자마진(NIM) 선두를 지키며 신한은행보다 많은 순이자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비이자손익과 판관비, 충당금 등을 반영하면서 격차는 줄었다. 연간 순이익 순위를 가른 손익 항목은 시기마다 달랐다.

◇높은 마진, 이자이익 우위로 연결

KB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4대 은행 NIM 1위를 지켰다. 금리 환경이 달라지더라도 신한보다 높은 마진을 유지했다. 2016년 NIM은 KB 1.58%, 신한 1.49%다. 지난해 NIM은 KB 1.74%, 신한 1.56% 안팎이다. 올 상반기 NIM은 KB 1.76%, 신한 1.6% 수준이다.

KB는 금리 환경에 맞춰 NIM을 관리했다. 금리 상승기였던 2022년에는 자산 리프라이싱 효과로 NIM을 개선했다. 2023년에는 저원가성예금을 확보해 조달비용을 낮췄다. 지난해에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 수익률이 낮아졌다. 핵심예금을 늘려 조달비용을 절감하며 NIM 하락 압력에 대응했다.

높은 NIM은 10년 내내 KB가 신한보다 많은 순이자이익을 확보하는 기반이 됐다. KB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신한보다 순이자이익이 많았다. 지난해 순이자이익 격차는 1조4879억원이었다. 올 상반기에도 KB가 신한보다 순이자이익을 6231억원 더 거뒀다.

이자이익 우위가 매년 순이익 선두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B가 최근 10년 동안 순이익 선두에 오른 해는 5번이다. 이자이익에서 앞서고도 다른 손익 항목에서 격차가 줄거나 순위가 뒤집힌 해가 있었다.


◇해마다 달랐던 승부처

2022년 KB가 신한을 앞섰던 이익 격차는 판관비를 반영하면서 좁혀졌다.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손익을 합친 금액은 KB가 신한보다 1조1766억원 많았다. 판관비는 KB가 신한보다 9957억원 많았다. KB는 세후 1980억원 규모 희망퇴직비용을 일회성 요인으로 잡혔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 격차는 1809억원으로 줄었다.

충당금을 반영한 뒤에는 순위가 바뀌었다. 2022년 두 은행 모두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충당금 규모는 KB가 신한보다 5086억원 더 컸다. KB는 미래 경기 전망 시나리오 반영과 해외 자회사 추가 충당금이 일회성 요인으로 겹쳤다. 충당금 반영 뒤 영업이익은 신한이 KB보다 3278억원 많았다. 순이익도 신한이 KB보다 490억원 컸다. 다만 그해 순이익 선두는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 지배기업 귀속 순이익이 신한보다 508억원 많았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까지 KB 우위가 이어졌다. 그해 KB 순이자이익은 신한보다 1조3869억원 많았다. 비용과 충당금을 반영한 영업이익도 KB가 신한보다 3397억원 앞섰다. KB와 신한 사이 이익 레벨은 영업외손익에서 뒤집혔다. 2023년 982억원이었던 KB 영업외손실이 2024년 9536억원으로 커졌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고객보상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신한이 KB보다 순이익을 4436억원 더 거둬 리딩뱅크에 올랐다.

올 상반기 KB가 순이자이익에서 확보한 격차는 비이자손익과 판관비를 반영하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KB 순이자이익은 신한보다 6231억원 많았다. 비이자손익은 신한이 KB를 3084억원 앞섰고, 판관비는 신한이 KB보다 3143억원 적었다. 충당금 적립 전 영업이익은 KB가 신한보다 4억원 많은 수준이다. 충당금을 반영한 영업이익은 신한이 KB보다 282억원 많았다. 영업외손익에서도 신한이 KB보다 1718억원 앞섰다. 최종 순이익은 신한이 KB보다 2331억원 많았다.

리딩뱅크 경쟁은 마진만으로 판가름 나지 않는다. 이자이익에서 꾸준히 앞서더라도 비용과 충당금, 영업외손익에 따라 순이익 순위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