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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삼양사, 반년새 차입금 5000억 증가…인수자금 '선조달'

단기성 차입 비중 66%로 상승, 인수대금 유출 후 순차입금 7000억대 전망

김혜중 기자  2026-10-20 05:58:2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삼양사의 총차입금이 반년 만에 48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일본 향료기업 소다아로마틱 인수를 앞두고 기업어음(CP)과 브리지론 등으로 자금을 미리 조달한 영향이다. 부채비율은 120%대로 올라섰고 전체 차입금의 3분의 2가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 차입금으로 채워졌다.

다만 조달한 자금이 반기 말 현재 현금으로 남아 있어 순차입금은 아직 큰 변동이 없다. 이자보상 여력을 보여주는 커버리지 지표도 안정적이다. 레버리지 부담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점은 인수대금이 빠져나간 하반기부터다.

◇총차입금 1.3조, CP·브리지론에 단기성 비중 66%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양사의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1조3262억원으로 지난해 말 8485억원 대비 56.3% 늘었다. 2022년 말 1조374억원에서 꾸준히 줄여왔던 차입금이 반년 만에 반등하며 2020년 말(8388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증가분은 단기차입금에 집중됐다. 단기차입금은 1664억원에서 6015억원으로 3.6배 늘었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통해 각각 1000억원씩 발행한 CP 2000억원, 미즈호은행에서 빌린 브리지론 1428억원이 새로 잡혔다. 브리지론은 소다아로마틱 인수를 위해 일본 법인이 차입한 자금으로 삼양사가 180억엔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했고 만기는 올해 12월이다. 장기차입금도 한국산업은행 시설자금대출 1428억원이 더해지며 460억원에서 1892억원으로 늘었다.

회사채는 오히려 줄었다. 상반기 중 공모사채 1000억원을 상환하면서 사채 잔액은 6200억원에서 5200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 가운데 2400억원이 1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면서 유동성사채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합친 단기성 차입금은 8782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66.2%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43.7%에서 22.5%p 높아졌다. 레버리지 지표도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03.1%에서 127.2%로 24.1%p 상승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3.4%에서 32.0%로 올랐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10.2%에서 21.2%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다만 순차입금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차입으로 조달한 자금이 인수대금 지급일(7월 1일) 전까지 현금으로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반기 말 현금성자산은 631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배를 웃돌았다. 소다아로마틱 인수를 위해 신설한 일본 지주회사의 반기말 자산만 3989억원에 이른다.


◇커버리지 '양호', 인수대금 유출 후 지표 시험대

커버리지 지표는 아직 양호하다. 삼양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3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영업이익은 641억원으로 2.5% 증가했고 감가상각비를 더한 EBITDA는 1059억원으로 1.7% 늘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146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EBITDA/이자비용은 7.3배로 전년 동기(7.0배)보다 개선됐다. 상반기 배당금수익도 303억원으로 이자비용의 두 배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자 부담은 하반기부터 커질 전망이다. 차입 대부분이 상반기 후반에 몰리면서 손익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현금 기준 이자 지급액은 이미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143억원) 대비 29% 늘었다. 신규 CP 금리는 연 3.35~3.64% 수준이다. 차입 규모 대비 이익창출력을 보여주는 연환산 기준 총차입금/EBITDA는 지난해 말 4.4배에서 6.3배로 높아졌다.

현금창출력도 다소 약해졌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6억원에 그쳤다. 매출채권이 2448억원에서 3152억원으로 700억원 넘게 늘어나며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설비투자(483억원)와 배당금 지급(209억원)을 감안하면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지표의 시험대는 하반기다. 삼양사는 소다아로마틱 인수에 총 410억엔(약 3877억원)을 투입했다. 반기 말 현금에 남아 있던 인수대금이 7월 빠져나가면서 순차입금은 단순 계산으로 7000억원대 중반까지 늘어나게 된다. 상반기 EBITDA를 연환산(2118억원)해 대입하면 순차입금/EBITDA는 1.6배에서 3.5배 수준으로 뛴다. 한국신용평가가 신용등급(AA-, 안정적) 하향 검토 요인으로 제시한 순차입금/EBITDA 3배 이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소다아로마틱의 이익이 연결 실적에 더해지는 효과를 감안해야 하지만 지표 관리 부담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완충 요인도 있다. 삼양사는 전분·전분당 담합 사건에서 자진신고자 감면제도(리니언시)를 적용받아 2103억원 규모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았다. 아직 납부 전이었던 만큼 현금이 돌아오지는 않지만 향후 현금 유출이나 추가 차입 가능성이 사라졌고 충당부채 환입 여지도 생겼다. 반기 말 기준 7979억원 규모의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도 보유하고 있어 재무적 융통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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