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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겸직' 김홍기 부사장, 달라진 무게감 '3고' 해결사로

중대재해법 대응 등 대내외 위기대응 총책, 글로벌 불확실성 방향키 맡아

변세영 기자  2023-01-10 14:38:16
LG생활건강의 안살림을 책임지는 김홍기 부사장이 올해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한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직책까지 겸직하게 됐다. 무게감이 달라진 만큼 안으로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밖으로 위기환경 대응에 역량을 쏟아 업황 회복에 사활을 걸 것으로 분석된다.

◇CRO 겸직, 재무관리에 위기대응까지 '총괄'
LG생활건강 김홍기 부사장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이달부터 김 부사장(CFO)은 재무총괄과 함께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로서 위기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CRO는 회사 내외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감지하고 사전에 대응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등이 해당한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청주 등에 공장을 두고 제조작업을 직접 영위하는 만큼, 중대재해 리스크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

외부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졌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속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3고(高) 시대’가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위험 징후를 파악해 영업환경 위기에 대응하는 중책을 맡았다.

1962년생인 김 부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LG그룹으로 입사한 후 30년 이상 LG에서만 몸담아 온 ‘정통 LG맨’이다. LG화학과 LX하우시스, 지주사인 ㈜LG 등을 거쳤다. LG화학에서는 금융담당, LX하우시스에서는 CFO로 근무하는 등 LG그룹 재무통으로 손꼽힌다.

김 부사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LG 사내이사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LG 사내이사는 구광모 회장을 비롯해 총 3명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그룹차원에서 중요도가 상당했던 셈이다. 무엇보다 오너 4세인 구광모 회장의 ㈜LG 지분 상속 과정에서 승계 작업을 서포트하면서 구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18년 만에 역성장, 이 사장과 '정통 LG맨' 시너지 기대

LG생활건강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2006년까지만 해도 매출 규모는 1조원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 M&A를 시작으로 2010년 더페이스샵, 2020년 피지오겔 등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2021년 연결기준 LG생활건강 매출액은 8조915억원에 달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치면서 18년 만에 첫 역성장을 마주했다.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5조3780억원, 영업이익은 582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4%, 44.5% 감소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장기간 CEO를 역임한 차석용 전 부회장이 퇴임하면서 LG생활건강은 새로운 파고 앞에 놓였다.

이 과정에서 김 부사장과 신임 이정애 사장과의 ‘합’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LG생활건강은 차 전 부회장 후임으로 이 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배치시켰다. 이 사장은 1963년생으로 1986년 LG그룹에 입사한 후 최초 여성임원 타이틀을 쥔 인물이다. 김 부사장 역시 뼛속까지 LG맨이라는 점이라서 두 사람은 ‘LG그룹 순혈’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김 부사장은 이 사장을 보좌해 한풀 꺾인 LG생활건강 업황을 다시금 반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CRO로서 대외 리스크관리와 위기대응 업무를 겸직하게 됐다"며 "올 한해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신임 대표이사를 서포트하면서 공조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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