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0

오너 지분가치 트래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의 주식 '3대 변곡점'

넥솔론 상폐, 상속, OCI 인적분할…보유지분 평가액 2013년 400억→2023년 1500억

박동우 기자  2023-07-14 08:15:19

편집자주

오너(owner)는 '소유자'다. 보유한 주식을 매개로 회사 또는 기업집단의 경영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상장사 지분은 경영 승계 재원 마련, 상속세 납부 등 오너의 선택에 기여한다. 보유 주식가치 추이를 들여다보면 기업이 지나온 궤적을 살필 수 있다. 경기 변동 등 외부적 요인과 인적 분할, 대규모 투자, 공급계약 체결, 실적 발표 등 기업 내부 요인이 복합 작용한 산물이 '주가 등락'이기 때문이다. THE CFO는 재계 기업집단 총수가 보유한 상장 계열사 지분가치 변화와 기업이 직면했던 사건을 연관지어 추적해 본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진)이 소유한 주식 가치는 10년 동안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2013년 400억원에 못 미쳤던 보유 지분 평가액은 올해 1500억원을 넘겼다. 10년새 소유 지분 가치가 4배 이상 불어났다.

이 회장이 소유한 주식 평가액의 흐름을 살피면 '3대 변곡점'이 존재했다. 증시에 입성했던 넥솔론이 상장 폐지되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오너 2세' 이수영 회장이 타계하면서 OCI 지분을 대거 상속 받았다.

2023년 OCI와 OCI홀딩스의 인적분할 역시 중요한 사건이었다. 분할 직후 일시적으로 이 회장의 주식 평가가치가 급감했지만 빠르게 회복했다. 이달 13일 기준 지분 평가액은 1550억원으로 연초 940억원 대비 60% 넘게 증가했다.

◇2010년대 넥솔론 몰락, 소유 지분가치 '672억→3억'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이 회장은 OCI그룹을 이끄는 총수로 이회림 명예회장의 장손이자 '창업주 2세' 이수영 회장의 첫째 아들이다. 이 회장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크레디트스위스 퍼스트보스턴, 서울Z파트너스 등 국내외 투자사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5년 OCI의 전신인 동양제철화학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으로 부임하며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OCI홀딩스와 OCI 등 두 종목의 지분만 갖고 있지만 2010년대에는 '넥솔론' 주식도 보유했다. 넥솔론은 2007년에 이 회장과 동생 이우정 당시 넥솔론 대표가 50억원씩 자본금을 납입하면서 설립한 회사로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를 제조하는데 잔뼈가 굵었다. 이 회장은 사재를 출연해 계속 넥솔론에 자금을 투입했다. 2007년 12월 33억원, 2012년 88억원, 2014년 96억원 등을 잇달아 출자한 사례가 방증한다.

이 회장은 한때 넥솔론의 2대 주주였다.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2011년 말 이 회장이 소유한 넥솔론 지분은 1733만3320주(19.42%)로 평가가치는 672억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태양광 산업의 업황 악화에 따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2014년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넥솔론은 몰락 수순으로 이어졌다. 2015년 2월에 감자를 실시하며 이 회장의 보유 물량은 2564만5008주에서 83만1168주로 대폭 줄었다. 소유 지분가치 역시 2014년 말 85억원에서 2015년 2월 3억원으로 감소했다.

넥솔론이 파산한 2017년 이 회장이 보유한 그룹 상장사 주식은 OCI 한 종목에 불과했다. 2000년대 이래 이 회장의 OCI 지분율은 1%에 못 미쳤다. 2001년 무상증자를 계기로 보유한 OCI(당시 동양제철화학) 주식은 15만90672주에서 17만849주까지 늘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잇달아 지분을 사들이며 보유 물량이 한때 21만4751주까지 증가했지만 지분율은 0.9%에 그쳤다.

◇주식담보대출 누적 360억, 올해 지분가치 60% 증대

이 회장의 OCI 보유 지분이 큰 변화를 맞이한 시점은 2018년 4월이다. 이 회장의 부친인 이수영 회장이 2017년 10월에 별세하면서 지분을 물려받았다. 당시 이우현 회장이 소유한 OCI 주식은 12만251주(0.5%)에서 145만9925주(6.12%)로 대폭 늘었다.

자연스레 1100억원 규모의 상속세를 내는 과제가 부상했고 이 회장은 주식을 팔아 재원 일부를 충당하는 길을 택했다. 25만7466주를 처분해 407억원을 확보했다. 당시 매도 단가는 15만8000원이었다. 2018년 상반기에 대규모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을 맺으며 OCI 종목은 '태양광 테마주'로 각광을 받았고 주가는 14만~18만원에서 등락했다.

이 회장은 물려받은 OCI 지분을 활용해 상속세를 마저 내려는 노력을 계속 이어갔다. 2018년 4월 서울 성북세무서에 37만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장기간 상속세를 나눠 내는 제도인 연부연납을 허가받으려는 취지였다.

이 회장은 잔여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소유한 OCI 지분을 추가로 활용했다. 이 회장은 2018년 10월 이래 올해 6월까지 주식담보대출을 잇달아 실행해 357억원을 확보했다. △한국증권금융(195억원) △NH투자증권(90억원) △케이프투자증권(42억원) △NH농협은행(30억원) 등에서 차입했다. 보유 지분 가운데 대출 담보로 설정한 주식 비율은 2019년 19.2%에서 2020년 50%대로 훌쩍 뛰었다. 올해 6월 기준으로는 62.6%다.


이 회장이 보유한 OCI 지분 평가가치는 2022년 6월 말 1726억원에 도달한 이래 2023년 1월 초 939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올해 5월 말에 존속회사이자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신설회사 OCI로 인적 분할하면서 이 회장의 보유 종목도 2개로 달라졌다.

인적 분할 직후 OCI 주가 하락 여파로 평가가치가 줄었으나 다시 늘어나는 모양새다. 미국 삼성전자 공장에 반도체 핵심소재를 공급한다는 소식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달 13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장의 그룹 상장사(OCI홀딩스·OCI) 보유 지분 평가액은 1548억원으로 인적분할 상장 시점의 1143억원과 견줘보면 35.4% 늘었다. 올해 초 939억원과 비교하면 64.9% 증가한 규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