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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

동원홈푸드, 그룹 '지주·F&B' CFO 등용문

③백관영·조영부 등 재무수장 배출, 조정균 부장 재무총괄 중책

박규석 기자  2023-11-20 13:51:20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동원홈푸드는 그룹 내 주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연이어 배출한 계열사다. 지주사 동원산업과 동원F&B의 CFO 모두 동원홈푸드의 재무를 총괄했던 인사들이다. 동원홈푸드가 그룹의 종합 식품사업 영역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주요 인사들의 등용문처럼 활용되는 분위기다.

동원그룹의 경우 CFO 직책을 별도로 두지 않는다. 다만 경영지원실장이 CFO의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백관영 동원산업 상무보와 조영부 동원F&B 전무이사 역시 각각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다. 동원홈푸드의 경우 임원급 인사는 아니지만 조정균 경영지원실장 부장이 회사의 재무를 관장한다.

◇동원산업·F&B CFO 연이어 배출

동원홈푸드의 경영지원실장 자리는 지난 2021년부터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와 지배구조 재편이 맞물린 영향이 컸다. 재무라인의 역할과 권한이 중요한 시기였던 만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들의 효율적인 재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동원홈푸드에서 경영지원실장을 장기간 맡았던 조 CFO가 2021년 8월 동원F&B로 이동하면서부터다. 그가 2013년 3월에 회사의 경영지원실장에 오르며 재무를 총괄한 지 약 8년 만의 변화였다. 조 CFO는 동원F&B의 재무수장에 오른 지 약 5개월 만에 전무이사로 승진하기도 했다.


당시 동원F&는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던 시기로 조 CFO의 임무는 효율적인 자산 재분배와 비용통제, 재무건전성 제고 등이었다. 이 과정에서 동원F&B는 자사 온라인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동원디어푸드'를 설립했다.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축산물 가공 전문기업 세중 등의 인수가 이뤄지기도 했다.

조 CFO의 빈자리는 백 CFO가 채웠지만 임기가 길지는 않았다. 2022년 12월까지만 동원홈푸드의 재무를 맡고 올해 1월부터 동원산업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동원그룹은 백 CFO의 인사 배경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주사로 전환된 동원산업의 체제 안정화 등을 위한 인사였다는 게 업계 평가다.

앞서 동원산업은 2022년 4월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동원산업과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단일화 방안이 골자였다. 기관투자자들과 합병비율 산정 방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동원산업이 중심이 된 지배구조 재편은 같은 해 11월에 마무리됐다. 이는 지난 2001년 단행된 지주사 전환 이후 약 21년 만의 변화이기도 했다.

현재 동원산업이 사업 다각화를 위한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백 CFO 역시 관련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동원산업은 올해 2월부터 기업 인수를 다수 검토했다. 맥도날드코리아와 보령바이오파마 등에 관심을 보였지만 실질적인 인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현재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전에 역량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지주사 14년 몸담은 조정균 실장

동원홈푸드의 재무는 백 CFO가 동원산업으로 이동한 이후 부장급 인사인 조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조 실장의 경우 직급은 부장이지만 백 CFO 이전까지 동원산업의 재무를 담당했던 재무 전문가다. 1974년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룹 내에서 젊은 인사에 속하기도 한다.

조 실장이 동원그룹과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2007년이다. 그는 2003년 디엠푸드로 입사했지만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디엠푸드를 인수하며 자연스럽게 그룹의 일원이 됐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2007년 종속기업이었던 디엠푸드와 해태유업을 동원데어리푸드로 통합했다. 이 과정에서 조 실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로 이동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팀에서 그는 2021년 10월까지 약 14년 동안 실무를 담당했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실사 등 자금 관리 업무를 맡으며 부장까지 승진했다. 2021년 11월부터는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CFO 역할을 수행했다. 올해 1월 백 CFO가 동원산업에 발령 난 이후로는 동원홈푸드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조 실장의 강점 중 하나는 그룹 내 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다. 지주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라인에 오래 몸담으면서 주요 인사들과의 직간접적인 인맥을 만들 수 있었다. 이준석 동원로엑스 경영지원실장 상무의 경우 재무실 직속 선배다. 조 실장은 지난 2015년 이 CFO의 뒤를 이어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팀장에 올랐다. 이전까지 둘은 팀장과 팀원의 관계였다.

그가 동원엔터프라이즈 재무팀에 있을 때 경영지원본부장은 박문서 사장이었다. 박 사장은 현재 동원산업 대표이사(지주부문)를 맡고 있다. 이 외에도 2010년~2013년까지 동원엔터프라이즈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송재권 전무이사는 동원시스템스 사업부문장으로 있다. 2019년 12월부터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최상우 상무는 2022년에 동원기술투자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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