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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전기차 수요 둔화, 어두운 상반기 전망…투자 우선순위 선별, CAPEX 축소

김동현 기자  2024-04-25 16:40:44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에 진입하며 이차전지 업체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업체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더뎌지며 이차전지 업체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이미 2주 전에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했던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비용 절감을 화두로 던지며 자본적지출(CAPEX)을 계획했던 규모보다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단 시장에선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며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부진한 실적에 3년 만에 CAPEX 축소 예고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올해 CAPEX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장기 수요 대응이나 북미 생산능력 확보 등 필수적인 것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우선순위 철저히 따져보고 집행해 CAPEX 규모를 다소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CAPEX 규모를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었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의 CAPEX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북미를 중심으로 신규 생산 거점을 추가하다 보니 유·무형자산 취득액이 높아졌고 2021년 4032억원이었던 CAPEX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도 지난해(1조891억원)와 유사한 수준에서 CAPEX를 집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꺾이며 CAPEX 축소를 예고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5.2% 감소한 157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316억원으로 떨어진다. 2021년 3분기 이후 매분기 흑자 행진을 이어오던 회사가 약 2년 6개월 만에 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CAPEX 축소 외에도 운영 효율화, 원재료 내재화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올해 주요 사업 계획에 포함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 위축으로 가동률이 떨어진 폴란드 공장의 경우 유휴 라인을 활용할 방안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별 가동률을 공개하고 있진 않으나 지난해 평균 가동률이 전년 대비 4.3%포인트(p) 떨어진 69.3%로 나타났다.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은 평균 가동률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예고된 적자, 주가 추가 하락

단기간 업황 개선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적자(AMPC 제외 기준)는 예고된 일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지난 5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회사의 실적이 하락했고 AMPC를 제외할 경우 적자전환했다는 사실도 밝힌 상태였다.



장 마감 직전 공시된 내용으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 우려로 LG에너지솔루션 주가도 이미 상당 부분 떨어진 상황이었다. 최근 1년 주가 추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최고점은 지난해 7월26일(장중 62만원)이었으며, 최저점은 1분기 잠정실적 공시 후인 올해 4월8일(장중 35만8000원)이었다.

실적발표 설명회가 열린 25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하락은 계속됐다. 개장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전일 대비 3.25% 하락한 37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이날보다 하락률이 높았던 날은 4번밖에 없을 정도로 시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까지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신차 출시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북미 대통령 선거와 같은 정책 변화 이슈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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