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사진) 두번째 임기 핵심 과제는 지배구조 안정이다. 함 회장은 앞서 DLF(파생결합펀드) 관련 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채용업무 방해 혐의에서 벗어나야 사법 리스크를 일단락하고 새 임기를 온전히 마칠 수 있다.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으면 승계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함 회장은 나이 규정에 따라 이번 3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하는 게 불가능하다. 퇴임 일자가 정해져 있는 만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군을 정비가 필요하다. 현직 부회장들과 행장이 유력한 승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취업 제한 중징계 해소 바탕 '81%' 압도적 찬성률 
하나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 회장 연임 안건은 81.2% 찬성률을 기록하며 가결됐다. 19%의 반대율에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의 반대 권고가 영향을 미쳤다. ISS는 함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ISS는 2022년 3월 함 회장 선임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낸 곳이다. 함 회장은 취임을 앞두고 DLF 징계 취소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가처분과 행정 소송을 제기하면서 취임에 성공했으나 ISS는 이같은 사법리스크를 안고 가서는 안된다고 봤다.
DLF 징계 취소 소송이 임기 중에 이어졌으나 함 회장은 취임 2년 만인 2024년 2월 DLF 징계 취소 소송 2심에서 승소하면서 사법리스크 해소 전기를 마련했다. 법원이 문책 경고 징계가 과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연임 도전 길이 열렸다. 문책 경고는 금융회사 취업을 제한하는 수위의 중징계로 유지될 경우 함 회장의 연임은 불가능했다. 같은 해 7월 대법원이 징계 취소 판결을 확정하고 이달 금융감독원이 제재 조치를 감경하면서 함 회장이 80%를 웃도는 찬성표를 얻을 수 있었다.
DLF 징계 취소 소송은 마무리됐으나 함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종식된 건 아니다. 함 회장은 채용업무 방해 혐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22년 3월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2023년 11월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면 함 회장은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상태로 두번째 임기를 소화할 수 있다.
대법원에서도 2심 판결이 유지될 경우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혼란이 불가피하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금융회사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다소 리스크가 있음에도 무죄 판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함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재차 추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묵·이승열 부회장 재도전 가능성…이호성 행장도 잠재 후보군 하나금융은 대법원 판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둔 상태다. 통상 금융지주 이사회는 대표이사 회장을 사내이사로 등재하고 나머지를 사외이사로 채우지만 하나금융의 경우 함 회장을 포함해 3명의 사내이사가 등재돼 있다. 이승열 부회장, 강성묵 부회장(하나증권 대표 겸직)이 회장 유고시에 대비해 이사회 멤버로 합류했다.
이 부회장과 강 부회장은 이번 함 회장 연임 과정에서 숏리스트에 포함돼 경합을 벌인 인물들이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함 회장, 이 부회장, 강 부회장을 동일 선상에 놓고 평가했고 함 회장을 추천하는 게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이 후회장과 강 부회장이 함 회장의 발탁을 바탕으로 그룹 내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이 부회장과 강 부회장은 3년 뒤 차기 대표이사 회장에 재도전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부회장은 최초의 외환은행 출신 하나은행장을 지냈다는 점, 그룹을 대표하는 재무 전문가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강 부회장은 구성원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고 하나증권 대표로 비은행 강화라는 중책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호성 하나은행장도 유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 행장은 지난 2년간 하나카드 대표로 탁월한 성과를 냈고 올해 하나은행장이 되면서 일약 존재감을 키웠다. 행장 임기 중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면 체급을 한번 더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