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에는 세 명의 사내이사가 있다.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 강성묵 부회장이다. 이 중 부회장 두 명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들은 주총이 끝난 후 단기간 내 하나금융 주식 장내매수에 나섰다.
경영진 자사주 매입은 통상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승열, 강성묵 부회장은 이사회 합류 후 수차례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함 회장은 한 번에 억대 규모로 자사주를 매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나금융 주요 경영진 전반에서 매입이 이어지면서 책임경영과 주주환원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유 기준 넘겼지만 추가 매수…의지 부각 강성묵 부회장은 15일 하나금융 자사주 1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수 단가는 11만7935원이다. 추산해보면 1억2000만원 어치에 달한다. 이에 따라 강 부회장의 총보유 주식은 6026주로 늘었다.
강 부회장은 2024년 12월에도 1200주를 약 7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하면 누적 매입 규모는 약 1억9000만원 수준이다. 현 시세로 계산하면 평가액은 7억1000만원에 달한다.
이승열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이달 6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5592만원 상당의 하나금융 주식 500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수 단가는 11만1840원이었다. 총보유 주식은 7800주로 늘었다.
이 부회장은 강 부회장보다 일찍 하나금융 이사회에 진입했다. 하나은행장 시절인 2023년에 지주 등기임원으로 첫 선임됐고 2년 임기에 직책은 비상임이사였다. 이때도 선임 이후 자사주 2000주를 약 8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그는 중도에 비상임이사 사임 후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는데 그 이후에도 꾸준히 자사주 장내매수를 이어갔다. 2025년에만 6차례 이상 매수에 나섰다. 그 가운데 하나금융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덩달아 이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의 가치도 9억2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눈에 띄는 점은 두 부회장은 모두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이후 약 1~2주 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따져보면 급하게 매입해야 했던 건 아니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통해 등기임원의 자사주 보유를 의무화하고 있다. 대표이사(회장)은 1만주, 상임이사는 2000주를 무조건 갖고 있어야 한다.
두 부회장은 규범에서 정한 최소기준을 맞춘지 오래다. 그럼에도 매수를 이어갔고 시기가 11만원 고점대였던 것까지 감안하면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읽힌다.
◇밸류업 효과에 임원진 보유 자사주 가치도 상승 자사주 보유 확대는 비단 부회장 두 명에 그치지 않는다. 함 회장도 자사주 매입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는 2024년 12월 하나금융 주식 5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수 단가는 5만8862원으로 약 2억9000만원 규모다.
부회장 시절인 2020년에도 5000주를 약 1억2000만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한 누적 매입 규모는 약 4억2000만원 수준이다. 현재 보유 주식은 1만5132주로 회장이 보유해야 할 1만주를 훌쩍 넘겼다. 평가액은 약 17억8000만원에 달한다.
숫자로 보이는 것처럼 하나금융은 등기임원의 밸류업 동참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내부규범에는 사외이사의 의무 보유주식 내용도 담겨 있다.
사외이사가 일정 수준 이상 회사 주식을 갖고 있으면 경영진과 주주의 이해관게를 일치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또 이는 사외이사에게도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의 책임성을 부여하는 장치가 된다.
기존에는 사외이사가 500주 이상을 의무 보유했지만 올해 개정을 통해 200주로 최소 기준을 낮췄다. 주가 상승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의 금액 투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작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