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의 밸류업 성과가 평가 대상 20개 금융사 중 최하위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지배구조 등 평가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여파가 3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은행(IB) 부문 부진 등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악화했다. 이로 인해 주가 또한 하락세를 그렸다.
다만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지난해 마무리 단계에 이른 데다 올 초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올해 밸류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0점 만점에 19.37점, 종합 순위 20등 중 꼴찌 THE CFO가 지난달 31일까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운데 △NH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등 7개 회사가 공시에 참여했다.
범위를 넓혀 코스피 ‘금융사’들 가운데선 증권사들을 포함해 총 20곳이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유가증권 상장 비금융 부문에서는 총 83개 기업이 동참했다.
THE CFO는 밸류업 정책을 제출한 기업들에 대한 정량 평가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한국ESG기준원)을 선정했다. 6가지 지표의 만점은 20점이며 지배구조 등급을 제외한 각 지표마다 백분위 기반 배점을 실시했다. 비재무적 지표인 지배구조 등급의 경우 A+ 기업에 20점을 부여하고 한 등급이 하락할 때마다 4점씩 감점했다.
채점 결과 현대차증권의 밸류업 종합 점수는 120점 만점에 19.37점으로 7개 증권사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밸류업 공시를 한 코스피 상장 금융사 20곳으로 범주를 넓혀봐도 20위, 최하위로 밀려났다.
ROE와 PBR, TSR, 지배구조 등 평가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모든 지표의 부진은 실적 악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증권은 2021년까지는 견조한 이익을 내왔다. 2021년 순이익은 1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였다. 이를 정점으로 이후 실적은 계속 하락세를 그렸다. 2022년 802억원, 2023년 540억원에 이어 작년 36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부동산금융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현대차증권의 실적 기반의 주요 축이 흔들렸다. 현대차증권은 투자금융(IB) 부문 수익이 주로 부동산금융으로 이뤄져 있었기에 타격이 컸다. 부동산 PF 부실화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이어지면서 순익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현대차증권의 충당금 규모는 단 93억원에 그쳤다. 2022년 말 429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3년 말 1046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엔 291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충당금을 쌓았다.
이에 따라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현대차증권의 ROE 역시 실적에 따라 2021년 점점을 찍고 지속 하락해왔다. 2021년엔 10.3%까지 올랐는데 2022년 7.3%로 떨어지더니 2023년엔 4.28%로, 작년엔 2.8%로 하락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ROE 수치는 증권사 중 최하위다. 대신증권과 유안타증권이 하위권에 있었지만두 곳 모두 4.5%대였다. ROE 증감분 역시 현대자동차가 '-1.48%p'로 가장 낮았다.
◇부동산금융 침체·PF 충당금 적립, 실적 '악화일로'…주가 하락세 지속 PBR 지표 역시 주가 하락으로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차증권의 작년 PBR은 0.23배로 하위권에 있었다. DB금융투자가 0.2배로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현대차증권이었다.
현대차증권 주가는 2021년 5월 이후로 계속 하락세를 그려왔다. 부동산금융 침체 및 부동산 PF 충당금 손실 여파로 실적이 감소세를 그린 시기와 맞물린다. 2021년 5월 현대차증권 주가는 1만5150원(종가기준)에서 지난해 말 7440원까지 떨어졌다. THE CFO의 2024년 밸류업 평가 대상 기간인 2024년 상황을 살펴보면 2023년 말 8590에서 작년 말까지 약 13% 하락했다.
이는 TSR의 부진한 수치와도 연결된다. 주가 하락으로 주가수익률이 악화한 데 더해 배당수익률 또한 하락했다. 작년 현대차증권 배당수익률은 2.9%로 주가 하락에도 낮아졌다. 2022년과 2023년엔 각각 5.5%, 4.5%였다.
실적 악화로 배당이 축소했기 때문이었다. 현대차증권은 2022년엔 주당 550원의 현금배당을, 2023년엔 400원을, 작년엔 180원을 지급했다. 총 배당액도 △2022년 204억원 △2023년엔 156억원 △2024년 141억원으로 줄였다.
이 밖에 지배구조 점수도 12점으로 평가 대상 증권사들과 비교해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차증권은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B+등급을 받아 THE CFO 지배구조 점수에서 12점을 받았다. 밸류업을 발표한 7곳의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만이 A-등급으로 16점을 받았고 B등급의 유안타증권이 8점을 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현대차증권과 같이 12점이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를 실적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밸류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 초 밸류업 공시를 발표하며 △배당성향 40% 이상 △ROE 10% 이상 유지 △PBR 업종 평균 상회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증권 외 유안타증권과 대신증권도 밸류업 공시 증권사 부문 하위권에 머물렀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35.37점으로 현대차증권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나타냈고 대신증권은 43.58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