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욱 대신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은 2024년 말 선임 당시와는 사뭇 달라졌다. 대신증권이 2025년 12월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선임 초기에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첫 발을 뗀 대신증권의 재무관리자였다면 이제는 초대형 IB를 향한 로드맵을 그리는 한편 인가 이후 사업 운영 안정성과 경쟁력까지 챙겨야 하는 위치에 섰다.
정민욱 CFO는 외부 출신의 발탁 인사다. 재무관리뿐 아니라 심사와 위험관리, 투자회사 경영자를 거친 전문가로 꼽힌다. 늘어난 자기자본과 목전에 둔 발행어음 사업 인가, 내부통제와 재무건전성 관리까지 복수의 과제를 앞둔 CFO의 역할이 한층 무거워졌다.
◇대신증권 종투사·초대형 IB 전환기 합류 정민욱 CFO는 대신증권의 확장기에 합류해 재도약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2023년 11월 정책지원실장 상무로 영입됐다. 정책지원실장에서 2024년 말 경영기획부문을 총괄하는 경영기획부문장을 맡게 됐다. 경영기획부문장, CSO, CFO, 공시책임자 등 경영기획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이다.
외부출신 인사로 재무와 회계뿐 아니라 심사, 리스크관리, 금융사 경영까지 두루 거친 인물이다. 1975년생으로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메리츠증권 심사분석2팀 부장, 웰컴캐피탈 위험관리책임자, 웰릭스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를 거쳤다.
대신증권이 큰 변화를 앞둔 시기 정민욱 CFO가 합류했다. 대신증권은 2023년 7월 본사 사옥 매각 추진 계획을 전하며 연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 요건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2024년 종투사 인가 신청을 목표로 2023년 안에 자기자본 요건인 3조원을 충족하겠다는 목표였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의 200% 이내까지 확대되는 등 사업 영토가 크게 넓어진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헤지펀드 대출 등도 가능해진다. 사업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그 기준을 맞춰 인가를 받기도 쉽지 않아서 대신증권이 도전장을 냈던 2023년 7월에는 61개 증권사 중 대형사 9곳만이 이 자격을 갖췄다.
대신증권은 2023년 3분기 말을 기준으로 별도기준 자기자본이 2조261억원이었다. 자회사들의 배당금 효과를 누리면서 당해 10월에는 약 2조6000억원을 쌓았다. 3분기 말까지 2조8000억원으로 순항했다. 연말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에 대한 징계 수위가 낮아지며 리스크가 줄었다.
다만 본사 매각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과 맺었던 양해각서(MOU)를 해지하며 연말까지 여유있는 목표달성을 하지는 못했다. 2024년 1월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을 재추진하는 한편 종투사를 넘어 초대형IB로의 도약도 도전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 관리의 수장으로 임했던 인물이 정민욱 CFO다.
◇자본확충 최우선 과제…초대형IB 요건 단기 충족 종투사로, 다시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재무 책임자의 과제가 막중하다. 가장 중요한 숙제가 자본확충이었다. 2024년 12월 금융위원회가 대신증권의 종투사 지정을 의결한다. 국내 10번째 종투사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증권은 단기간에 자본 규모를 키우기 위해 여러 수단을 병행했다. 사옥인 대신343 매각,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열사 배당 등이 활용됐다.
대표적으로 대신343은 2025년 3월 대신자산신탁 대신밸류리츠의 자리츠인 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에 매각됐다. 매각가는 6620억원이었지만 전액이 자기자본 증가로 반영되지는 못했다. 리스비용 등을 재차 사용하면서 약 2024억원이 이익으로 남았다. 따라서 이후에도 자본성 조달과 계열 재원 활용이 이어졌다.
종투사 도전을 결심한 2023년부터 꾸준히 자기자본을 늘려온 덕에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이미 초대형 IB의 기준점을 넘겼다. 대신증권이 올해 내놓은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4조800억원으로 2024년말 대비 7700억원 증가했다.
인가 최소요건을 충족했지만 2028년까지 요건 유지와 추가 자기자본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8년 초대형 IB인가를 받으면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해져 수익원이 크게 다변화된다.
대신증권은 오랜기간 리테일에 강한 증권사로 여겨져 왔다. 종투사 지정과 초대형 IB 준비는 이 같은 사업 구조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중심으로 넓히는 과정이다.
특히 대신증권이 기대하는 발행어음 사업은 초대형 IB 전환의 핵심으로 꼽힌다.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기업금융,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IB 영역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입장에서는 조달 기반 확대라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 핵심과제 부상…부동산금융 익스포져 살펴야 자본 확대와 함께 리스크 지표도 관리해야 한다. 대신증권의 2025년 말 고정이하자산비율은 6.46%로 전년대비 상승했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과 해외 부동산 자산 가치 하락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 인가 과정에서 자산건전성은 중요한 변수다.
한국신용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2025년 9월말 기준 유동화 채무보증 잔액은 3조8200억원, 자기자본 대비 102%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초자산은 대부분 부동산금융이며 기업금융도 일부 편입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부동산금융의 양적 부담이 크고 포트폴리오 중 해외 부동산금융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시장에서는 자본 확충 성과를 수익성과 건전성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4조원대 자기자본을 발판으로 사업 구조를 넓히되 리스크 부담이 재무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대신증권은 수익성을 개선하고 중장기적 성장 토대를 마련해 2030년까지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