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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석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 성공적 IR 데뷔

케미칼 합류 한 달 만 주가 부양…변화·성장 두 가지 수 모두 '밸류업' 직접 겨냥

최은수 기자  2025-05-19 15:45:44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올해 4월 SK케미칼에 CFO로 새롭게 합류한 고정석 경영지원본부장이 성공적으로 IR 데뷔전을 마쳤다.

SK케미칼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직제를 포함한 여러 변화를 시도 중이다. 이에 따라 전략임원이 CFO를 겸하던 체제를 빠르게 끝내고 신임 CFO인 고 본부장을 재무 전면에 세워 투자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방침을 세웠다.

◇고정석 실장 합류 한 달만에 투자자 IR 전면에

SK케미칼은 이달 1분기 실적발표를 겸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을 열고 투자자와 소통을 시작했다. 특히 이번 IR은 1대1 대면 미팅으로 진행됐으며 올해 4월 새롭게 CFO로 보임한 SK 가스 출신의 고정석 본부장의 주도 하에 마무리됐다. 고 본부장은 케미칼 합류 한 달 만에 업무 파악을 마치고 투자자와의 소통도 직접 나선 셈이다.



SK케미칼은 지난달 초 별도 임원인사를 통해 고 실장을 신규 CFO로 선임했다. 고 실장은 197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를 거쳐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MBA를 취득했다. SK그룹 합류 전엔 베인앤컴퍼니에 재직하며 컨설턴트로의 경험을 쌓은 점이 눈길을 끈다.

고 실장은 이후 SK디앤디 및 SK이터닉스 글로벌사업실장, SK가스 신재생에너지실장 등을 역임하면서 커리어를 쌓았다. 주로 SK그룹에선 부동산 및 신재생 사업과 연이 닿았고 석유화학 및 제약 사업 등을 포함한 업무는 SK케미칼에서 처음 맡았다.

다만 컨설턴트 출신답게 빠르게 업무파악을 마무리하고 1달여 만에 투자자 전면에 섰다. SK케미칼은 그간 제약부문의 매각에서 내재화로 전략을 선회하고 친환경 소재 수요 증가 대응과 신사업 확장 등 여러 갈래의 기로에 서 있었다.

고 실장은 CFO로 투자자들에게 직접 대면하며 SK케미칼의 미래전략과 사업 및 재무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된다. SK케미칼의 주가가 오랜 부침을 딛고 고 실장의 IR이 시작되는 시기를 기점으로 반등한 것도 앞서 변화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겸직체제 빠르게 끝내고 방향성 완비…목표는 '밸류업'

SK케미칼은 당초 CFO를 맡던 김기동 SK케미칼 부사장이 SK그룹으로 이동한 후로 잠시 겸직 CFO체제를 택했다. 직전 CFO는 강석호 전략본부장은 겸직하며 전략과 재무를 함께 봐 왔다. 다만 강 본부장 산하에 독자적인 기능을 하는 센터 외에 4개의 실이 배치되는 점을 고려해 한 번 더 편제 개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SK케미칼은 신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재무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전략과 재무를 합쳐 비대화한 조직이 움직이기보다 CFO로서 독자적인 행보가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세부적으로 SK케미칼은 올해까지 약 1조8000억원 이상을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투자하기로 했고 친환경 수지 사업, 폐플라스틱 재활용(리사이클링), 신약개발 바이오 신사업 투자 등도 줄줄이 예고한 상태다. 이 역시 고 실장이 담당해 완수할 과제로 꼽힌다.

더불어 안팎으로 SK케미칼이 지금보다 한층 기민하게 움직이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요구하는 움직임이 많은 것도 앞서 변화를 이끈 선택압으로 보인다.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인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의 주주환원정책을 전반적으로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단 신임 CFO가 합류한 뒤 주가 부양이 일어나며 1차적 대응은 완료한 상태다.

더불어 SK케미칼은 수년간 매각을 추진했던 제약사업을 두고 얼라이언스 마케팅 등을 더해 벌크업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이 역시 사업 전략의 중대한 이벤트 가운데 하나다. 이런 변화 구도를 종합하면 SK케미칼이 약 석 달 만에 겸직 체제를 끝내고 새 인물인 고 CFO를 전면에 배치한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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