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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10대그룹 CFO

젊은 재무라인 구축, 이색 경력에도 눈길

⑥[기업집단-SK]1980년생 원정환 인크로스 CFO 최연소…재무인사 교류로 형제 경영 재확인

강용규 기자  2026-01-19 08:10:52

편집자주

기업집단의 영향력이 큰 한국 경제지도에서 상위 10대 그룹은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집단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10대 그룹 계열사들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들은 곳간의 열쇠를 관리하는 사람을 넘어 전략적 의사결정권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경영인이다.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까. THE CFO가 10대 그룹 계열사 CFO들의 면면을 분석했다.
SK그룹은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연령대가 10대 그룹 중 두번째로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70년대생이 재무라인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10대 그룹의 조사 대상 CFO 가운데 단 2명뿐인 1980년대생 CFO도 1명이 SK그룹 소속이다.

주요 경력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색 경력자들에 시선이 쏠린다. 외부 영입 CFO는 물론이고 지주사 SK의 재무실 출신, SK디스커버리 계열과의 인사 교류를 통해 선임된 CFO 등 다양한 경력의 보유자들이 포진했다. 화학공학과 전공자가 CFO로 선임된 케이스도 있었다.

그룹의 성장 및 리밸런싱 과정에서 세대 교체를 이뤘고 그룹의 성장 루트 속에 다양한 재무 라인이 혼재한 결과로 보인다.

THE CFO는 공정자산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집단(NH농협 제외)의 주요 상장사 102곳에서 일하는 CFO들을 조사했다. 이 중 SK그룹 계열사의 CFO는 19명이며 이들의 평균 출생연도는 1972.4년으로 집계됐다. 평균 출생연도 1972.8년의 신세계그룹에 이어 2번째로 연령대가 젊었다.

재무라인의 주축은 1970년대생으로 조사됐다. 지주사 SK의 김기동 CFO를 필두로 19명의 CFO 중 74%(14명)가 1970년대생이다. 10대 그룹 중에서 신세계그룹은 100%, 롯데그룹은 90%가 1970년대 생이었는데 SK는 3번째로 1970년대생의 비중이 높았다.

1960년대생은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를 포함해 4명으로 비중은 20%다. 나머지 1명은 1980년생의 원정환 인크로스 CFO로 10대 그룹의 조사 대상 CFO 102명 중 단 2명뿐인 1980년대생 중 한 명이다.

19명의 CFO 중 14명이 출신 대학을 공개했다. 한국 명문대의 상징인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출신이 43%(6명)로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조사 대상 평균인 46%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박종석 SK텔레콤 CFO는 유일한 서울대 출신으로 전공은 국제경제학이다. 김기동 SK CFO와 정지영 SK바이오팜 CFO, 한명진 SK스퀘어 CFO는 고려대를 졸업했고 박진우 ISC CFO와 고정석 SK케미칼 CFO는 연세대를 나왔다.

전공까지 공개한 CFO는 10명이며 이 중 90%(9명)가 상경계열이다. 경영학 전공자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제학이 3명, 국제경제학이 1명이다. 유일한 비상경계열 전공자는 박기석 SK이터닉스 CFO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SK이터닉스는 옛 SK D&D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하는 곳이다.

SK그룹의 CFO 19명 중 현직 사내이사는 26%(5명), 미등기임원은 58%(11명)다. 나머지 3명은 작년 말 새롭게 CFO에 오른 박종석 SK텔레콤 CFO, 박동주 SKC CFO, 남기철 SK오션플랜트 CFO 등이다.

이 3명은 모두 전임자가 사내이사였다. 이들도 전임자의 뒤를 따라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된다고 가정하면 SK그룹 내 사내이사 CFO의 비중은 42%까지 높아진다. 다만 10대 그룹 평균인 55%보다는 여전히 낮다.

대규모 기업집단은 CFO의 출신에 대해 보수적인 경향이 있다. 내부 출신, 혹은 그룹 출신으로서 기업의 재무 현황과 그룹 차원의 성장 전략을 잘 아는 인물을 선호하는 편이다. SK그룹의 CFO들 역시 주요 경력을 대부분 SK그룹 계열사에서 쌓았다.

그러나 외부 출신 CFO도 있다. 김진수 드림어스컴퍼니 CFO는 임원은 아니지만 두산건설 Accounting팀(회계팀)에서 부장으로 일하다 드림어스컴퍼니로 옮겼다.

지주사 SK의 재무1실과 2실 출신 CFO도 2명으로 조사됐다. SK의 재무실은 2022년 재무실의 분업체제가 종료되기 이전 존재했던 조직이다. 1실은 지주사 SK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재무전략 수립을 관장했고 2실은 회계와 세무 등 재무의 실무를 담당했다.

조경목 전 SK에너지 대표이사와 이성형 전 SK CFO 등 그룹의 주요 인물들 중 다수가 SK 재무실 출신으로 재계에서는 SK 재무실을 놓고 '요직으로 가는 통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유봉운 SK네트웍스 CFO가 SK 재무1실, 정지영 SK바이오팜 CFO가 SK 재무2실 출신이다. 지주사 재무조직 출신의 범위를 재무1·2실에서 재무전략·기획 담당조직 전반으로 넓히면 박동주 SKC CFO도 포함된다. 박동주 CFO는 SK에서 포트폴리오 기획실장과 투자분석1담당, PM(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1담당 등을 거쳐 SKC의 CFO에 올랐다.

김기동 SK CFO 역시 이색 경력의 보유자다. SK디스커버리 재무지원실장과 SK케미칼 재무실장 등을 거쳐 SK CFO에 올랐다. SK 계열과 SK디스커버리 계열의 인사교류를 통해 이동한 케이스다.

SK그룹을 지분 보유 기준으로 살펴보면 최태원 회장이 지주사의 최대주주인 SK 계열과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 계열로 구분된다.

법인 SK와 SK디스커버리 사이에는 지분 관계가 없다. 사실상 계열이 분리돼 있다는 말이다. 김기동 CFO는 두 계열 및 사촌 관계 오너 사이의 끈끈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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