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Financial IndexSK그룹

그룹 매출 220조 찍었지만…하이닉스 편중 뚜렷

①[외형]하이닉스 제외하면 2조 역성장…반도체 편중 포트폴리오 개선 필요성

고진영 기자  2026-04-15 10:28:27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SK그룹이 매출 2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그룹의 전반적 도약이라기 보단 하이닉스 나홀로 질주에 가깝다. 반도체가 그룹 성장을 견인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비반도체 부문의 정체도 더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계열사는 사업 재편이나 합병 효과를 제외하면 동력이 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하이닉스 호황을 넘어 비반도체 계열사들의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그룹 차원의 숙제로 보인다.

SK그룹의 전체 매출은 작년 말 기준 219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주사인 SK의 연결 실적과 여기 포함되지 않는 SK하이닉스 연결 실적을 합친 기준이다. 전년 190조8834억원과 비교하면 15.2% 늘어난 규모다. 겉으로는 두 자릿수 성장이지만 증가분은 사실상 SK하이닉스 한 곳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 연결 매출은 2024년 66조1930억원에서 2025년 97조1467억원으로 46.8%나 증가했다. 늘어난 액수가 31조원에 달하는데 그룹 전체 매출 증가분보다 2조원 가까이 많다. 하이닉스 한 곳이 만들어낸 외형 점프가 나머지 계열사들의 매출 감소를 모두 덮고도 남았다는 의미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4년 34.7%에서 2025년 44.2%로 올랐다. 1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으니, 그룹의 무게중심이 반도체로 쏠리는 현상이 더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그룹 외형은 124조6904억원에서 122조7033억원으로 오히려 소폭(1.6%, ) 줄었다. 슈퍼사이클을 탄 반도체가 그룹 성장을 이끈 반면 통신과 커머스, 상사 등 비반도체 부문은 사실상 정체하거나 역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비반도체 계열사 중에서도 매출이 우상향한 곳이 있지만 대부분 SK하이닉스 덕이거나, 본업의 유기적 성장으론 보기 어려운 경우였다.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 등이 여기 해당한다.

특히 SK스퀘어와 SK에코플랜트의 매출 상승은 하이닉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SK스퀘어는 중간 지주회사라 별도 주요 수익원이 배당수익이다. 지난해 매출은 3576억원으로 전년(1775억원)의 2배 넘게 늘었고, SK하이닉스로부터 받는 배당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배당금수익(3560억원)의 99.7%(3549억원)를 하이닉스가 준 배당이 차지했다. 사실상 전부를 채운 셈이다. 연결 기준으로 봐도 자회사 사업 매출은 줄었는데 하이닉스 지분법이익이 이를 압도했다. SK스퀘어의 외형과 이익 구조가 자회사 운영 성과보다는 하이닉스 배당이나 지분법이익에 좌우되는 모습이 한층 짙어졌다.


이밖에 SK에코플랜트는 매출 증가에 신규 자회사 편입 효과를 보긴 했으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계열사 공사를 확대한 영향도 컸다. 또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연결 매출(SK온 포함)은 74조7170억원에서 80조2961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정유·화학 부문의 부진에도 SK E&S 흡수합병 효과가 2025년 실적에 온전히 반영된 영향이 컸다. 본업 체력이 개선되진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매출이 줄어든 계열사들은 원인이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별도)가 대표적인데 각각 업황 변화나 정책 변수, 사업 재편 등으로 본업이 주춤한 상태다.

SK텔레콤의 경우 매출이 2024년 17조9406억원에서 2025년 17조992억원으로 4.7% 감소했다. 가입자 이탈에 따른 무선 부문 축소와 통신요금 인하,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이 실적에 부담을 줬다. 통신업의 특성상 추가 성장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상당한 타격이다.

이 기간 SK네트웍스의 연결 매출은 7조6573억원에서 6조7451억원으로 11.9% 줄었다. SK렌터카 매각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가 축소됐고, 화학 트레이딩 자회사의 매출 감소도 외형 축소를 부추겼다.

SK의 별도 매출도 3조7068억원에서 3조6123억원으로 2.5% 감소했다. IT서비스와 브랜드 사용료 등 자체 사업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최근 진행한 자산 매각과 지분 정리 역시 유동성 확보와 포트폴리오 재편 성격이 짙다.

시장 관계자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편중 구조가 가려질 수 있지만 나머지 계열사들이 자체적인 성장과 수익성 회복 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실적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