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보험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이 다각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사에 이어 은행에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현지에 진출한 자회사와의 시너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진출 시장도 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후에 웃는 곳은 누가 될까. 보험사 별 해외 사업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 봤다.
코리안리재보험의 글로벌 사업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원종규 대표이사 사장의 추진력에 힘입어 올해 네 곳 해외법인의 총순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현지 적응을 마치고 브랜드 인지도를 안정적으로 쌓았다는 평가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글로벌 확대 의지가 강하다. 코리안리의 차기 전략적 요충지는 유럽이다. 현지 시장에 안착한 스위스법인을 거점 삼아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 주요국도 공략할 계획이다.
◇4개 법인 총순익 59억 '흑자 전환' 코리안리는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보험사다. 코리안리가 처음으로 영업 반경을 해외로 확장한 건 1969년 일본 동경사무소를 설립할 때다. 햇수로 57년이다. 짧지 않은 시간에서도 명확한 성장 분기점이 있다. 원종규 대표이사가 2013년 취임했을 때다.
원 사장은 취임 3년차인 2015년 영국 런던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10여년간 글로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스위스 취리히, 미국 뉴저지에 법인을 세웠다. 말레이시아 라부안과 중국 상해엔 지점을, 콜롬비아 보고타엔 주재사무소를 설립했다. 그가 세운 목표는 오는 2027년까지 해외 재보험 수재 비중을 50%로 올리는 것이다.
올해 1분기 해외수재 비중은 46%로, 지난 2022년 35%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비(非)아시아 지역 육성에 집중한 영향이다. 해외법인 순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유럽 지역 법인 덕분이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4개 해외법인(미국·스위스·영국·홍콩) 1분기 영업손익은 총 59억3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마이너스(-) 47억4900만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순손익도 -54억6300만원에서 46억42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스위스법인이 흑자 전환을 견인했다. 1분기 스위스법인의 순이익은 33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2억9700만원보다 106억4500만원 증가했다. 네 곳 법인의 순익 증가치 101억500만원보다 더 크다. 홍콩법인은 적자 전환했고, 미국법인은 적자 규모가 커졌다.
코리안리 측은 스위스법인의 경우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재해 위험 종목은 줄이고, 배상책임·상해보험과 특수보험 종목을 늘려 순익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힘 빼고 유럽 강화…주주환원 재원 마련 코리안리는 앞으로도 비아시아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스위스법인을 중심으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고객 네트워크 확장에 힘을 쏟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선 힘을 빼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보험과 농작물보험 계약을 줄이는 대신 해외수재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원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원 사장은 지난해 11월 홍콩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INVEST K-FINANCE: HONG KONG IR 2024' 행사에서 "우리 회사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서 50% 밑으로 떨어져 경쟁에서 밀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같은 점유율 하락은 수익성 전략에 따라 의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국내 점유율 축소는 불가피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대신 해외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뒤 주주환원에 힘쓸 계획이다. 코리안리는 2018년부터 배당 성향을 30%로 유지하고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20% 무상증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