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해외에 처음 진출했을 때와 달리 과감성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법인의 순익이 대폭 증가했지만, 영업 실적을 개선했다기보다는 일시적인 효과에 가깝다.
메리츠화재는 해외법인 육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 내실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수익성이 확실하다면 위험을 감수하는 국내 경영 기조와 다른 모습이다. 추가적인 해외 진출 계획 없이 인니에만 법인을 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1분기 만에 연간 순익…일시 효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코린도보험의 1분기 순익은 18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7억9400만원보다 130.5% 늘었다. 영업이익은 5억9600만원에서 18억8500만원으로 216.3% 증가했다.
1분기 만에 평소 연간 순익을 달성했다. 코린도보험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17억8000만원, 12억3800만원의 순익을 냈다. 영업이익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25억900만원, 9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원보험 중 발생손해액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해외원보험의 발생손해액은 마이너스(-) 1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7억8000만원보다 19억5200만원 줄었다.
발생손해액이 마이너스(-)인 건 지급한 보험금보다 환입한 책임준비금이 더 크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해외원보험의 경과보험료가 10억5400만원에서 9억7100만원으로 줄었음에도, 순이익이 대폭 증가할 수 있던 이유다.
해외원보험의 수입보험료를 보더라도 올해 1분기 영업 성과가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1분기 수입보험료는 4억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10억2100만원보다 58.1% 줄었다.
수입보험료는 보험계약에서 받기로 약정한 보험료의 총액이다. 경과보험료는 이 중 회계 기간만큼 비례해 실질적인 수익으로 확정한 금액이다. 경과보험료보다 수입보험료가 적다는 건 신규로 받은 보험료보다 이전에 받고 아직 인식하지 않은 보험료가 더 크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순익이 증가한 건 새로 체결한 계약보다 과거에 체결한 계약이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과감함 내려놓고 내실화 초점
코린도보험은 설립할 때만 하더라도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의 과감함을 드러내는 징표였다. 한진코린도보험(현 코린도보험)이 1998년 설립될 당시 국내는 IMF 외환위기에 직면했다. 해외 투자계획을 철회하는 국내 기업과 달리, 메리츠화재는 투자를 단행했다.
코린도보험은 이후 2005년 메리츠화재가 한진그룹 계열사에서 분리되는 동안 정체기를 겪었다. 2011년 300억루피아(3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듬해엔 사명을 한진코린도보험에서 메리츠코린도보험으로 바꿨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지 점유율은 0.3% 수준으로 시장 내 존재감은 미미한 편이다. 꾸준히 흑자를 내곤 했지만, 규모가 20억원 안팎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적극적으로 법인을 육성하기보다 내실화에 초점을 맞춘 영향이다.
법인 성장 지표인 자산을 보더라도 1분기 633억원으로 전년 동기 795억원보다 20.4%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과거 발생한 고액사고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영향을 받기는 했다.
메리츠화재는 우선 해외 사업보다 국내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하는 메리츠화재의 경영 기조상 해외사업의 매력이 덜 부각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해외 사업은 단기보다 중장기 미래를 염두에 둔다. 현지 적응 기간과 초기 투자 비용 등을 고려하면 흑자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