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LG화학 현금흐름 위축에는 실질적인 본업인 석유화학사업부문에서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유도 있다. 중국의 증설로 글로벌 공급 과잉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건설과 가전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2023년부터 영업이익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스페셜티(고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덕분에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보다 적자폭을 좁히면서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LG화학 측도 수익성 개선을 자신하고 있다.
◇석화부문 매출기여도 하락…영업익 적자 지속
LG화학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영업이익=매출액-매출원가-판관비 기준)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었다. 2022년 6조3918억원에서 2023년 5조8098억원으로, 지난해에는 4조1191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도 1조208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금흐름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는 전지사업부문 자회사이자 연결대상 종속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지분율 81.84%)의 현금창출력 저하와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EBITDA는 2조1412억원으로 2023년보다 43.4% 감소했으며 2023년과 지난해 각각 10조원이 넘는 자본적지출을 소요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현금흐름 부진의 요인으로 꼽히는 것이 석유화학사업부문이다. LG화학 연결 기준 사업부문으로는 △석유화학사업부문 △첨단소재사업부문 △생명과학사업부문 △LG에너지솔루션 △팜한농이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사업부문 매출액은 18조6195억원으로 LG화학 연결 기준 매출액(48조9161억원)에서의 비중이 38.1%로 LG에너지솔루션(52.4%) 다음으로 높았다.
석유화학사업부문은 LG화학의 실질적인 본업으로 꼽히지만 2023년부터 이익기여도가 급격히 줄었다. 매출액이 2022년 21조1514억원에서 2023년 17조2088억원, 지난해 18조6195억원으로 감소했다. LG화학 연결 기준 매출액에서의 비중도 2022년 40.8%에서 2023년 31.1%, 지난해 38.1%로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기차 수요 부진과 배터리 판가 인하로 LG에너지솔루션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석유화학사업부문 매출액 비중이 상승했을 뿐 석유화학사업부문 매출액이 뚜렷한 반등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특히 LG화학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석유화학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023년과 2024년 연간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이 전반적인 감소에도 흑자는 유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LG화학 현금창출력 저하에 석유화학사업부문의 부진이 한몫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LG화학 2024년 4분기 실적설명회(2025.02.03)
◇스페셜티 앞세워 적자폭 축소…업황 부진 장기화 전망
석유화학사업부문 이익창출력이 부진한 데는 2022년부터 중국 중심의 글로벌 전반에 걸친 증설로 공급 과잉이 나타난 데다 건설과 가전 등 전방산업에서의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고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겹쳤다. 지난해부터는 국내 전력단가가 상승하고 올해 들어서는 대산공장 정전으로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 제품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영향이 맞물렸다.
다만 LG화학의 경우 석유화학업계 전반적인 침체 가운데 비교기업 대비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LG화학 제품 포트폴리오가 NCC, PO, ABS, PVC, 가소제, 아크릴, SAP 등으로 다양한 데다 스페셜티(고부가가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적자폭을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올해 4월 발표한 2025년 1분기 실적설명회 자료를 통해 "(석유화학사업부문은) 원료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물량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을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석유화학사업부문 업황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급 과잉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수요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1월 LG화학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석유화학사업부문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LS증권은 지난달 28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LG화학의 캐시카우였던 석유화학은 2025~2026년 수익성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누적된 글로벌 공급 과잉에 경기 약세에 따른 수요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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