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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

기업금융 디지털화 주도하는 엄을용 부행장

③뉴욕 초대 지점장 지낸 핵심 인재…연내 비대면 기업금융 거래 시스템 구축

김영은 기자  2025-06-27 15:43:07

편집자주

신용·경제 사업분리를 기점으로 농협은행이 출범한 지 13년이 지났다. 농협은행은 견조한 성장으로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기둥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고민이 깊다. 범농협 차원의 비상경영체계가 가동되고 은행 대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임기를 시작한 강태영 행장도 디지털, 비이자 사업 강화를 주문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행을 움직이는 강 행장 체제 키맨들의 면면과 과제를 짚어본다.
엄을용 부행장(사진)은 농협은행의 기업금융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농협은행의 첫 해외 지점인 뉴욕 지점장부터 서울 핵심 영업권인 마포금융센터장까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현장을 누비며 냈던 성과를 인정받았다. 부행장 자리에 오른 지금도 영업 일선에 있는 사무소장들과 직접 소통하고 기업 고객들과의 만남을 주도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있다.

엄 부행장은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올해 핵심 과제로 삼았다. 리테일금융을 넘어 기업금융의 비대면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경쟁 환경에 발맞춰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고객이 대출뿐 아니라 외화 거래도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게끔 활용 분야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국내외 영업 최전방에서 활약…개별 영업 관리자와도 적극 소통

엄 부행장은 지난해말 신임 부행장으로 발탁되어 은행의 가장 핵심 수익 창출원인 기업금융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1967년생으로 경상북도 울산에서 태어난 그는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건 1993년이다. 농협중앙회 국제금융부, 금융종합지원부, 리스크관리실, 구조개학추진단 등을 거쳤다.

엄 부행장이 농협은행에서 경력을 시작한 건 2013년 뉴욕지점의 초대 지점장으로 발령받으면서다. 뉴욕지점은 농협은행의 첫 해외 지점으로 농협중앙회에서 신용경제사업 분리 전부터 추진해 온 숙원 사업이다. 2012년 NH농협금융지주 출범에 따라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총 책임자로 엄 부행장이 선정된 건 중앙회 내에서 그의 리스크관리 역량과 글로벌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엄 부행장은 2000년부터 약 9년간 중앙회의 리스크 관리 업무를 담당해왔고 국제금융기획, FX마진(외환차익거래) 등의 업무도 경험한 바 있다. 프랑스 아문디와의 합작사인 NH-Ahmundi자산운용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글로벌 기업과의 소통 및 경영 관리 역량도 인정받았다.

엄 부행장은 뉴욕지점을 이끌며 해외 사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현재 뉴욕지점은 한국계 지상사 대상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핵심 축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 지점의 사업 모델은 농협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함에 있어서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엄 부행장은 국내로 복귀해서 줄곧 농협은행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신용산지점장, 마포금융센터장을 지내며 서울을 중심으로 현장을 누볐다. 마포금융센터장으로서는 2년 연속으로 서울권역 사무소중 업적 순위 1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영업 일선에서 뛰어온 만큼 엄 부행장은 기업금융부문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고객과의 만남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주 2회 이상 직접 기업고객의 대표나 CFO 등을 만나는 현장마케팅을 통해 고객 기반을 넓히는데 앞장설 뿐 아니라 전국의 영업 현장을 방문하며 사무소장들과도 소통하고 있다.

엄 부행장은 "부행장이라고 사무실에만 앉아 있는게 아니라 저 또한 한 명의 사무소장으로서 항상 발로 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희 NH농협은행의 브랜드를 제고하는게 나름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성과를 낸 사무소장에게 아낌 없는 격려를 전하는 것도 엄 부행장의 하루 일과 중 하나다. 엄 부행장은 매일 아침 전날의 사무소별 기업여신 증감 현황을 빠짐없이 점검해 소기의 기업여신 성과를 낸 사무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그 노고를 치하한다. 작은 업적이라도 성과에 관심을 가지고 인정해주며 관리자 개개인에게 고양감과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엄 부행장의 리더십 방식이다.

◇기업 고객 대상 비대면 시스템 개발…연내 구축 목표

엄 부행장의 당면 과제는 기업금융의 디지털 전환이다. 현재 경쟁 은행들이 리테일금융에 이어 기업금융에서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있으나 농협은행은 아직 법인 관련 비대면 계좌 개설 시스템도 구축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다.

엄 부행장은 지난 4월 농협은행 기업금융 디지털 시스템인 ‘The Quicker(더퀴커)' 프로젝트에 착수해 연말까지 최종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기업금융거래가 완결성 있게 구현될수 있도록 '퀵서류', '퀵인증', '퀵대출'을 키워드로 한 기업통합마케팅 쳬계를 구축 중이다.

개인금융거래에 비해 복잡한 기업금융서류를 간소화하고 법인 비대면 실명확인과 전자약정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 고객들이 무방문·무서류로 여신 신청부터 실행까지 완결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완성하고자 한다. 더불어 외화송금, 신용장 개설 등의 기업외환거래 서비스도 디지털 전환으로 개선하고 기업고객의 특성을 반영한 B2B, 공급망금융 등 비대면 특화상품 라인업도 확대될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엄 부행장은 "시스템이 정착되면 기업고객들은 기업금융에 대한 간편한 접근성과 더불어 단순반복적인 업무가 경감된 당행 전담직원들의 한차원 높은 금융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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