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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NH농협은행(이하 농협은행)은 올초 임세빈 수석부행장을 신규 CFO로 선임했다. 지난해 부행장으로 승진한 임 부행장은 경영기획부문을 이끌고 있다. 농협은행이 공격적인 자산 성장 전략에 나선 가운데 재무 안정성과 자본 적정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다만 농협은행이 정책금융 역할과 그룹 전략 영향력이 큰 구조라는 점에서 CFO 역할 역시 일정 부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1969년생으로 청주 운호고와 청주대 법학과를 졸업한 임 부행장은 199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검사역과 농협금융지주 감사부 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지원부 팀장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NH농협은행으로 적을 옮겨 보은군지부장과 감사부 국장, 고객정보보호부장, 충북본부장직을 맡아왔다. 감사와 내부통제, 정보보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농협은행은 최근 대출 성장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말 상각후원가측정대출채권 및 기타금융자산은 353조6229억원으로 1년 전 321조5875억원에서 32조원 증가했다. 한 해 동안 10%에 육박하는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대출 확대가 기업여신 중심 성장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협은행은 안정적 에수금 기반으로 가계대출과 정책금융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유동성 여력은 줄어들었다. 현금및예치금은 26조3303억원에서 17조1295억원으로 9조2008억원 감소했다. 시장성 자금을 활용해 대출을 늘린 셈. 실제 작년 한해 농협은행 차입부채는 14조4482억원에서 20조4184억원으로 약 6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채는 25조9279원에서 27조428억원으로 1조원 넘게 확대했다. 현금흐름표에서도 상각후원가측정 대출채권 증가로 33조4149억원 규모 자금 유출이 확인된다.
조달비용 부담과 예대마진 압박 영향으로 순이자손익은 7조45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자산 규모는 빠르게 불어났지만 대출 성장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시장성 조달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수익성 개선 효과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대출 성장 과정에서 조달 구조 변화와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작년 한해 자본을 확충한 것도 유동성을 활용한 대출 증가 추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유상증자로 3998억원, 신종자본증권으로 3994억원 7993억원을 끌어왔다. 대출 확대로 위험가중자산(RWA)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본 보강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금리 환경 변화 민감도도 이전보다 더 커진 모습이다. 작년 한해 기타포괄손익 공정가치측정 채무증권 손실이 1517억원 발생했다. 금리 변동 과정에서 채권 평가손실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조달 비용 부담과 예대마진 압박 영향으로 순이자손익은 7조4593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자산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뎠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임 부행장 앞에 놓은 과제는 단순 재무 관리 차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 설명이다. 과거 농협은행 재무 조직이 안정적 예수금 기반 운용과 자본 적정성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시장성 조달 확대와 자본비율 관리, 유동성 스트레스 대응 능력 등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금리 변동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부담이 적극 반영되기 시작한 것도 어깨를 무겁게 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농협은행 특성상 CFO 역할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농협은행이 특히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정책적 역할과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라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공격적 자산 성장 역시 단순하게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시장 점유율 방어와 정책금융 기능 강화 차원이 반영됐을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