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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준 HD현대 CFO, 오일뱅크 정상화 전력투구

현대건설에서 넘어온 재무·회계 전문가…HD현대그룹 지배구조 설계의 공신

강용규 기자  2026-05-20 08:45:08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영전략 수립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주요 경영진 중 한 명이다. 투자와 자원의 배분, 내부통제 등을 관장하는 만큼 이사회와 사내외 겸직, IR 등의 활동도 활발하다. 이처럼 좁게는 재무부터 넓게는 기획까지 책임지는 CFO의 역할과 권한, 영향력을 THE CFO가 살펴본다.
HD현대그룹은 조선과 에너지(정유·화학), 건설기계 등으로 분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햐고 있다. 이 중 조선부문은 '슈퍼사이클'로 불리는 초호황기에 진입하고 있는 반면 에너지부문은 정유와 화학의 동반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이 위축되고 있다.

그룹의 지주사 HD현대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다. 주주환원 재원 확보의 관점에서 조선 호조와 별개로 에너지의 부진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에 HD현대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 중인 송명준 재무지원실장 사장이 에너지부문의 정상화를 직접 지휘하고 있다.

◇핵심 3개 계열사 CFO 겸직한 그룹 대표 재무 전략가

송 사장은 1969년 3월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1995년 현대건설로 입사했으며 2005년 현대중공업으로 옮겨 싱가포르지사, 중국지주회사 등을 거쳤다. 2014년 현대중공업으로 기획실 재무부문장에 올랐고 이듬해 상무로 승진했다.

2016년에는 전무 승진과 함께 현대중공업 기획실 재무팀장에 올랐고 2018년 그룹 지주사 HD현대에서 재무지원부문장이 됐다. 동시에 에너지부문 핵심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에서도 기획실장 겸 재무부문장에 올랐다.

2021년에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HD현대 재무지원실장에 올랐고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재무지원실장까지 겸직하게 됐다. 무려 3개 계열사의 CFO에 올라 재무를 총괄하게 된 것이다. 2024년 11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25년 7월 HD한국조선해양 CFO직에서 물러났다.

송 사장이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던 시기는 옛 현대중공업이 4사 분할 및 순환출자 해소,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에서 HD현대그룹으로 거듭난 시기와 일치한다. 현재 HD현대그룹의 체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재무 전문가로 활약한 셈이다.

한때 지주사 HD현대는 물론이고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오일뱅크 등 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3개사의 CFO를 동시에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HD현대오일뱅크의 대표이사까지 지내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송 사장을 두고 정기선 회장 시대의 HD현대그룹을 대표하는 재무 전략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는 HD현대오일뱅크 정상화 노력

송 사장이 CFO에 오른 이후 HD현대는 재무구조가 갈수록 안정화하고 있다. 2021~2025년에 걸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9%에서 159.4%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 역시 42.4%에서 21.3%로 하락했다. 이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1조9870억원에서 8조1565억원으로 310.5% 급증하는 등 그룹의 이익체력 역시 환골탈태했다.

다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부문이 호황 사이클을 맞이하며 지주사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증대를 견인하는 사이 에너지부문은 정유와 석유화학의 동반 침체를 겪고 있다.

에너지부문의 핵심 계열사 HD현대오일뱅크는 연결기준 EBITDA가 2022년 3조5789억원에서 지난해 1조4826억원으로 58.6% 급감했으며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217.6%에 이른다. 이마저도 전년도 236.0%에서 13.4%p(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불균형은 HD현대의 배당수입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HD현대는 2023년 계열사들로부터 4763억원의 배당금을 수취했으나 이듬해 3249억원으로 수입이 줄어든 뒤 지난해 4068억원으로 수입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이 기간 HD현대가 HD현대오일뱅크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2023년 4137억원에서 2024년 2360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0원이 됐다. 그나마 HD한국조선해양이 실적 호조 속에 배당을 개시하며 지난해 2059억원을 밀어올린 점이 배당수입 회복의 기반이었다.


HD현대의 배당은 향후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아버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보유지분 26.6%를 넘겨받는 데 투입할 자금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HD현대 입장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및 재무체력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인 셈이다.

이는 송 사장이 2024년 말 인사를 통해 HD현대오일뱅크의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유이기도 하다. 심지어 작년부터는 HD한국조선해양의 CFO직을 내려놓고 HD현대오일뱅크의 정상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송 사장은 정유와 화학 등 HD현대오일뱅크 양대 사업의 비용구조를 효율화하는 한편으로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 HD현대케미칼을 통해 롯데케미칼과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통합 운영하는 화학사업 구조 개편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영업이익 9335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311억원 대비 30배에 가까운 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국제유가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정유사업의 재고평가이익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다만 이 기간 화학사업만의 실적 역시 1010억원의 영업적자에서 30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다. 송 사장의 노력이 점차 성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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