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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HD현대오일뱅크, 지주사로 배당 재개하나

1분기 EBITDA 1.2조·FCF -746억 격차…운전자본 관리·신종자본증권 상환 능력 확보 관건

김형락 기자  2026-05-20 11:00:06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 전략은 사업과 기업 가치를 뒷받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 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을 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 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HD현대오일뱅크가 이란 전쟁 이후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과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대규모 장부상 이익을 거뒀다. 다만 수익성 개선이 현금 창출력 증대로 이어지지 않아 이익 규모에 비례한 자본 배분 전략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운전자본을 관리하며 최대주주 HD현대로 배당을 재개할지, 신종자본증권 상환 재원 확보에 주력할지 관심이 쏠린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연결 기준(이하 동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한 1조1866억원이다. 정유 부문에서만 EBITDA로 1조981억원을 창출했다. 석유 화학 부문과 윤활 부문 EBITDA는 각각 614억원, 272억원이다.

손익 개선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오르면서 인식한 재고 평가 이익과 래깅 효과 영향이 컸다. 정유사는 통상 원유 도입 시점과 정제·판매 시점 사이 시차가 존재한다. 유가 상승기에는 낮은 가격에 도입한 원유가 시차를 두고 원가에 반영돼 정제 마진과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본다. 지난해 4분기 배럴당 63.8달러였던 유가는 올 1분기 배럴당 86.3달러로 상승했다.


장부상 이익이 곧바로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 1분기 HD현대오일뱅크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437억원이다. 매출 성장률(8%)보다 매출채권 증가율(104%)이 높아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다. 운전자본 증가분(1조1972억원) 대부분은 매출채권 증가분(1조4952억원)이다. 유가에 연동된 판매 단가 상승 영향으로 매출채권 규모가 커졌다.

향후 현금흐름은 운전자본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 매출채권 회전율을 높여야 운전자본에 묶인 현금을 줄일 수 있다. 올 1분기 말 HD현대오일뱅크 매출채권 잔액 3조6772억원 중 경과 기간 6개월 이하 비중이 99%(3조6473억원)를 차지한다.

손익 규모에 걸맞은 자본 배분 전략도 짜야 한다. 이익 창출력이 커진 만큼 배당을 재개할 여력이 생겼지만, 신종자본증권 상환 능력도 확보해 둬야 한다. HD현대오일뱅크 배당 규모는 최대주주(지분 73.85%)이자 그룹 지주사인 HD현대 자본 배분 전략과도 연결된다. HD현대는 별도 기준으로 계열사에서 거두는 배당 수익이 주요 현금 유입원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4년 중간 배당(600억원) 끝으로 배당을 중단했다. 올해는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이익 규모, 투자 계획, 재무 구조 등을 종합해 이사회에서 배당 여부 결정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5년부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차환과 운영자금으로 썼다. 2015년 2250억원이었던 신종자본증권 미상환 잔액은 2020년 4300억원, 지난해 6500억원으로 늘었다. 금리 가산을 피하려면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 자금을 만들어 둬야 한다. 스텝업 기일과 미상환 잔액은 각각 2029년 10월 2500억원, 2030년 4월 3000억원, 9월 1000억원이다.

최근 가중된 차입 부담을 고려하면 배당보다 재무 안정성 제고에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말 HD현대오일뱅크 순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2424억원 증가한 9조1626억원이다. 올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746억원을 기록해 차입을 늘려 유동성을 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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