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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AA+ 유지할까…신용등급 전망 '스플릿'

석유화학 실적 부진 불가피 vs 전지부문 AMPC 수혜

백승룡 기자  2025-06-26 15:35:57
석유화학업체들이 줄줄이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처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인 LG화학의 신용등급 방향성에 대해서는 신용평가사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LG화학도 여타 석유화학업체들처럼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차입 부담이 과중해졌다고 판단해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는 LG화학의 연결기준으로 보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실적을 보완해주고 있다며 올해 정기평가에서도 ‘안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 서로 엇갈린 가운데 LG화학의 향후 크레딧 방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LG화학에게 부여한 신용등급은 AA+로 동일하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과 ‘부정적’으로 나뉜 상태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가 올해 1월 LG화학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처음 조정한 데 이어, 이달 한국기업평가도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했다.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진행한 정기평가에서 ‘안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한국기업평가가 LG화학의 아웃룩을 낮춘 것은 국내 석유화학산업 전반에 걸친 신용등급 조정의 일환이다.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글로벌 공급과잉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고, 석유화학 기업들의 실적이 급감하면서 등급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앞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여천NCC 등의 석유화학업체들이 등급 강등에 처한 바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중국 내 에틸렌 증설이 올해 이후 재차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글로벌 정유사의 화학산업 진출 등으로 공급 부담은 심화될 것”이라며 “다각도의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원적 원인인 석유화학산업의 공급과잉 문제 해소가 선행되지 않으면 영업채산성 제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석유화학부문의 실적 부진의 장기화에 더해, 전지부문의 사업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화학의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이 같은 두 신용평가사의 부정적인 견해와 달리, 한국신용평가는 LG화학이 현재의 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안정적’ 아웃룩을 부여해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한국신용평가 주목한 것은 LG화학의 실적이 별도기준과 연결기준에서 온도차가 있다는 점이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별도기준 2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연결기준으로는 4470억원 규모 흑자를 냈다.

한국신용평가는 “LG화학의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적자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지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기준 흑자가 실적을 보완하고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세액공제(AMPC)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기존 법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져, LG화학 전지부문의 AMPC 수혜 확대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도 LG화학은 등급 하향 트리거를 일부 충족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8% 미만 △EBITDA 대비 총차입금 3배 초과 등을 하향 검토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LG화학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 배수가 2023년(3.3배), 2024년(4.7배), 2025년 1분기(4.3배) 등으로 3년째 기준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도 한국신용평가 측은 “지난해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평가사 수적으로는 LG화학의 등급 하향 압력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한국신용평가의 견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의 개별민평금리(3년 만기 기준) 추이를 보면 현재까지 연 2.7%대를 유지하면서 LG화학이 속한 AA+등급의 민평평균금리(2.8~2.9%)를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 채권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LG화학의 등급 강등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동일 등급 대비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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