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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CJ그룹

CJ바이오사이언스, 인건비 옥좨도 'R&D는 계속된다'

④그룹 합류 후 석·박사급 지속 증가… L/O 노리는 리밸런싱 전략 지속

최은수 기자  2025-07-03 15:03:20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당면과제는 자생력 확보다. 2021년 CJ그룹에 피인수된 이후 그룹 차원의 유상증자와 함께 부동산 매입 등을 통한 자금 지원이 이어졌지만 아직 매출액 및 법차손 비율 등 상장 유지와 관련한 고민을 완전히 걷어내지 못했다.

연구개발(R&D)인력이 2023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이 흐름과 관련이 있다. 다만 라이선스 아웃 등 R&D 성과 창출이 나올 수 있도록 인력의 총원은 줄이더라도 '질'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2021년 CJ제일제당 인수 제약바이오 재진출 교두보

CJ바이오사이언스의 전신은 서울대학교 교수 출신인 천종식 대표가 설립한 천연구소다. 이후 천랩으로 이름을 바꿔 2019년 말에 상장했는데 약 2년 만에 CJ제일제당에서 약 980억원을 들여 경영권을 인수했다.

CFO를 비롯해 일부 임원이 바뀌었지만 창업주 천 대표는 교수직을 내려놓고 전문경영인으로서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를 역임 중이다. 바이오벤처의 특성상 창업주의 맨파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고려한 조처다.

CJ바이오사이언스로 사명을 바꿔 출범한 이후 나타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인력 구성이다. 기존 바이오텍이 아닌 대기업 계열사로서의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인원 확충이 이뤄졌다.


CJ제일제당 인수 전 CJ바이오사이언스 내 박사급 인사는 4명, 석사는 17명이었다. 총원 가운데 약 40%안팎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전문 인력으로 구분된다. 무형자산인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을 통해 상업화에 나서는 신약개발업 특성상 전문인력은 우량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에 버금가는 주요 자원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이 경영권을 확보한 이후 석박사급 인사가 급증한 것도 업의 특수성과 관련이 있다. 당초 CJ그룹이 2017년 CJ헬스케어를 콜마그룹에 매각할 당시만 해도 CJ그룹이 제약바이오 사업 확장 의지를 접은 것으로 보였다. 다만 약 4년 만에 CJ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사업에 다시 진출했다.

제약사업과 달리 신약개발은 더 오랜 호흡을 갖고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특히 제약업의 경우 복제약(제네릭)으로라도 일부 매출과 수익성이 나오는 반면 바이오사업은 더 오랫동안 감내가 필요하다. CJ바이오사이언스가 양질의 R&D 인원을 증원했다 하더라도 이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더 시간이 들어가야 한다.

◇인력구성 조정으로 재무 관리도 시작 '석·박사급 우수 인력' 유지 지속

CJ바이오사이언스의 R&D 인력은 2023년 고점을 찍고 감소세를 보인다. 이 시기는 CJ제일제당이 적자구조가 지속되는 CJ바이오사이언스를 두고 증자나 자금 지원 등 다양한 안을 논의하던 때다. 모회사의 지원이 필요했던 때지만 내부적으로 영속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던 시기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는 그해 한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연말엔 CJ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하던 구 천랩타워를 CJ제일제당이 약 330억원에 양수했다. 일단 모회사를 통해 눈앞에 찾아왔던 캐시번 이슈는 피하게 됐다.

다만 앞서 R&D를 위해 확충한 인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경우 역시 수 년 안에 다시 유동성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단적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에만 R&D 비용으로 약 230억원을 지출했다. 올해 1분기에도 45억원을 지출하면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렇다 할 수익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R&D를 해마다 감내할 경우 이르면 3~4년 안에 다시금 현금 사정이 나빠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바이오사이언스의 현금성자산은 약 650억원이다.

무형자산인 신약개발국면에선 통상 인건비가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한다. 1년에 약 200억원 안팎을 지출한 CJ바이오사이언스의 R&D 비용 세목을 살펴봐도 전체의 30% 이상을 인건비 명목으로 잡고 있다.

다만 CJ바이오사이언스는 늘어난 인력을 줄이는 과정에서도 석·박사급 인원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석·박사 인력은 바이오텍 R&D의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신약개발에 있어 우수 인력의 확보와 연구원들의 지속적인 성장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CJ바이오사이언스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 연구를 진행하는 바이오인포메틱스 인력과 제약사와 바이오텍 등에서 신약의 개발부터 허가까지 전 과정을 진행해본 경험이 풍부한 연구원들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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