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지 유한화학의 수익성이 올해부터 개선될 전망이다. 현재 유한화학의 핵심 포트폴리오인 길리어드사이언스 신개념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예즈투고'의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로 상업용 API 생산이 시작되면서다.
통상 오리지널 의약품의 원료의약품(API) 특성상 출시 시점에 고마진이 보장된다. 과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가 처음 출시된 2014년 이후 유한화학의 영업이익률 역시 10%대로 훌쩍 오른 바 있다. 수년 째 5% 영업이익률을 유지한 유한화학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8조 매출 기대 예즈투고 '99.9%' 예방률로 빠른 스위칭 기대 FDA는 현지시간 6월 19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HIV 예방 주사제, 이른바 '에이즈 백신' 예즈투고를 공식 승인했다. 예즈투고는 기존 경구용 예방약과 달리 연 2회 피하주사만으로도 감염 예방이 가능하다.
예즈투고는 미국서 승인된 에이즈 노출 전 예방요법 가운데 최초이자 유일한 연 2회 투여 옵션이다. 기존 예방요법은 매일 경구제를 복용하거나 2개월마다 병원에서 투여를 받아야해 복약 순응도 등 접근성 한계가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예즈투고는 글로벌 임상에서 경쟁약물인 기존 경구용 예방제 대비 99.9%의 예방률을 확인했다. 이때문에 업계는 의료진들이 향후 1년 내 기존 약물에서 예즈투고로의 전환을 점쳤다.
HIV 예방제가 고가의 의약품이라는 지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외신에 따르면 예즈투고의 연간 약가는 2만8218달러, 한화 약 39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보험 적용과 공공 수주까지 이뤄진다면 가파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업계는 예즈투고의 연간 최대 매출을 8조원 수준까지 전망하기도 했다.
◇예즈투고 성장은 곧 유한화학 '수익성' 강화, 추가 수주 가능성 제시 유한화학은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예즈투고의 임상을 진행할 때부터 API를 공급해왔다. 통상 의약품은 제조 시설에 대한 GMP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임상용 API를 공급한 곳에서 상업용 API까지 공급받는다.
실제로 유한화학은 예즈투고 API에 대해 전량 공급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화학은 예즈투고의 임상 3상 완료 이후 상업용 API 물량으로만 지금까지 1965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현재 유럽, 호주, 남아메리카 등에서 예즈투고의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함에 따라 추가 API 공급 계약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유한화학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2000억원대를 돌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5%대에 머물러 있다. 바이오의약품 CDMO와 달리 API CDMO는 인도, 중국 등과의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대체로 낮은 편이다.
다만 블록버스터 의약품 API 공급을 맡았을 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한화학 역시 과거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소발디가 2013년 12월 FDA 허가를 받은 이후 복합제 하보니와 함께 2015년 총 매출이 190억 달러에 달한 시점에 영업이익률 13.6%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본격화될 길리어드사이언스 공급 계약을 고려하면 연간 성장률이 40%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FDA 승인 후 상업화 물량을 공급하는 만큼 임상 API 공급 대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