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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는 지금

반복된 중도 사임, 김덕환 대표는 왜 물러났나

③현대커머셜 이병휘·장병식 대표도 조기 교체…교체 두고 업계선 악화한 수익성 '지적'

유정화 기자  2025-07-21 08:13:44

편집자주

현대카드가 정태영 부회장과 합을 맞추는 각자대표를 교체하며 리더십을 정비한다. 현대캐피탈과 경영 분리로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이후 첫 인선이다. 그 사이 지배구조가 안정되고 신사업 성과도 있었으나 카드업황 악화로 경영진을 일신할 필요가 있었다. 조창현 신임 대표는 실적과 수익성을 회복하고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 성공을 뒷받침해야 한다. 현대카드 리더십 전환의 의미와 조창현 체제의 주요 과제를 살펴봤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2021년부터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판을 짜면 그 판에 맞는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구조다. 이에 현대카드는 타 카드사와 달리 임원직 임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해진 임기에 맞춰 물러난 대표이사가 없을 정도다.

김덕환 현대카드 대표(사진)는 임기 8개월을 남기고 대표이사직을 내려 놨다. 김 대표의 핵심 역할은 신용판매 경쟁력 확대였다. 작년엔 신한카드를 제치고 연간 신용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김 대표의 돌연 사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수익성 악화 등을 원인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

◇'카드통' 김덕환 대표 사의 표명 두고 뒷말 무성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된 조창현 현대카드 전무가 오는 3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전임 김덕환 대표가 지난달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업계는 김덕환 대표가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식적으론 자진 사임이지만 방식이 어찌됐든 현대카드의 실질적인 리더인 정태영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어서다.

김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의를 표한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 앞서 2021년 4월 현대카드 대표로 취임한 뒤 회사를 이끌다가 한 차례 돌연 사임한 후 6개월 만에 다시 대표이사직에 복귀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사임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현대카드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현대카드 측은 이번 사임을 두고 현대카드의 성장 국면이 달라지면서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가 카드업계 대표적인 '상품통'이었다면 조 내정자는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실무형 리더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실제 김 대표는 '현대카드X', '현대카드ZERO' 등 주력 카드상품 개발을 주도하며 현대카드의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지난해 현대카드의 연간 신용판매 규모는 166조2688억원으로, 166조340억원을 기록한 신한카드를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년 전만 해도 양사의 격차는 약 10조원에 달했다. 올해 5월 누적 기준 신용판매 규모 역시 71조1126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했다.


현대카드는 대표이사 임기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현대카드와 같이 2021년부터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된 현대커머셜은 2명의 대표가 중도 사임했다. 2021년 3월 각자 대표로 취임한 이병휘 전 현대커머셜 대표는 임기를 1년 반 남겨두고 사임했다. 뒤를 이은 장병식 전 대표도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표직에서 내려 왔다.

현대카드 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타사와 달리 대표이사는 물론 임원진들의 인사가 수시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권 경쟁서 밀려난 현대카드, 수익 구조 재편 신호탄

그러나 카드업계에선 김 대표의 사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중도에 잠시 회사를 떠난 적이 있으나 2021년부터 정태영 부회장의 파트너로 오랜 기간 현대카드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PLCC 전략에 금이 갔기 때문이란 분석부터 경쟁사인 신한카드, 삼성카드와 비교해 악화한 수익성을 대표 교체의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김 대표의 사임 시기가 PLCC 계약 시기와 겹치면서 재계약 불발이 사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며 "또 삼성카드와 2위 경쟁사로 묶이던 현대카드의 수익성이 악화한 점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김 대표의 사임에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와 배달의민족은 모두 현대카드의 PLCC 전성기를 상징했던 파트너사로 꼽힌다. 재계약 불발이 현대카드가 구축한 PLCC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카드 측은 파트너십에 아직 공식적인 변동은 없으며 향후 관계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PLCC 자체가 다른 일반 카드와 비교해 수익성이 크지 않은 만큼 김 대표의 사임이 수익 구조 재편의 신호탄이란 분석도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PLCC는 브랜드 충성도를 통해 사용률은 높지만 혜택이 워낙 크다 보니 카드사 입장에선 마진이 크지 않다"며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그건 현대카드의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수익성 지표는 과거 보다 악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신용판매액 기준으로 업계 1위(71조1236억원)를 기록했지만 순이익은 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었다. 같은 시기 삼성카드는 1843억원, 신한카드는 1298억원, KB국민카드는 864억원을 기록했다.

고비용 구조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실제 현대카드의 1분기 기준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9.3% 늘었으나 영업비용은 10.7% 증가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1.06%로 전년 동기 대비 0.13%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카드는 PLCC 수익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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