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의 대출 자산이 4년 만에 2조원을 하회했다.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특성상 대출 축소는 곧바로 성장 여력 약화로 이어졌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지만 실적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대출 영업을 재개하며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단순 외형 회복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수익성과 리스크 균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국면이다. 영업 자산의 질적 관리와 포트폴리오 전략이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적자 지속 업권내 입지 흔들, 영업 효율성은 유지 부동의 '톱5'였던 페퍼저축은행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력으로 성장했던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한때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나 신규 대출까지 중단하면서 최근 몇 년간 역성장이 지속됐다. 2022년 5조5000억원에 육박했던 대출 자산은 어느덧 1조969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자연스레 이자수익을 위축시키며 전반적인 수익 구조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보수적인 영업 기조 속에 대출채권을 대규모로 매각한 영향이 컸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년간 1조원 이상을 매각했다. 2023년에 6033억원, 지난해에는 4951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매각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725억원을 추가 매각했다. 정상 모기지 담보, 신용대출 등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매각은 단기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핵심 수익원인 이자수익 기반에는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수익성 지표 추이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2023년 이후 적자가 지속되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모두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ROA는 -2.1%를, ROE는 -30.15%를 기록했다. 대손상각비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음에도 순이익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비용 절감과 충당금 관리가 병행되고 있지만 핵심 수익원이 축소된 상황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제약이 따른다.
다만 수지비율이 139.45%로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비용 통제와 수익 창출 간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영업 효율성 자체는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 핵심 수익원이 축소된 상황에서도 비용 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임을 보여준다. 이는 향후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규 영업 확대 시 활용 가능한 여력을 일부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건전성 회복, 신규 영업 체력 확보로 반등 준비 페퍼저축은행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건전성 회복이 급선무다. 현재 연체율은 8.66%, NPL비율은 12.98%로 주요 저축은행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페퍼저축은행은 신규 영업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연체 채권 매각 효과가 나타나면서 올해부터 건전성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하반기에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영업을 위한 체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단기적 성장보다 안정적 운영 기반 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단행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자본 여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페퍼저축은행은 2월에 100억원, 3월에 2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향후 금융 환경 변동성에 대응하며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유상증자 효과로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5년 내 가장 우수한 자본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6월말 기준 BIS비율은 12.45%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누적된 적자에도 결손 없이 자본을 유지하며 손실 대응 여력을 확보했다. 5조원대였던 위험가중자산(RWA)은 2조483억원으로 감소하며 자본 대비 리스크 부담도 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