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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저축은행

예수금 감소한 페퍼저축은행, 유동성 지표 개선

④[유동성]페퍼, 정기예금·저축예금 감소…한국투자, 예대율 100% 상회

이민호 기자  2025-05-22 08:48:43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기업의 영업·투자·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집계하고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에서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그룹의 재무적 변화를 살펴본다. 그룹 뿐만 아니라 업종과 시가총액 순위 등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기업의 숫자를 분석한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이 수직 상승했다. 유동성자산과 유동성부채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부채로 분류되는 정기예금과 저축예금 등 예수금이 크게 감소한 결과다.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유동성부채를 줄이고 유동성자산을 늘리면서 유동성비율을 높였다.

조사 대상 저축은행의 예대율이 대부분 100%를 밑도는 가운데 한국투자저축은행이 유일하게 100%를 웃돌았다. SBI저축은행은 예대율이 88.55%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가장 낮았다.

◇페퍼, 유동성비율 수직 상승…예수금 감소 영향

THE CFO는 국내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유동성 지표인 유동성비율과 예대율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에는 지난해말 자산총계 상위 7곳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14조289억원) △OK저축은행(13조589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9조715억원) △웰컴저축은행(5조8229억원) △애큐온저축은행(5조4000억원) △다올저축은행(4조3296억원) △페퍼저축은행(2조8914억원)이 포함됐다.

유동성비율은 유동성부채 대비 유동성자산 비율로 단기조달자금에 대한 단기자금운용을 표시하는 지표다. 유동성비율이 높을수록 유동성이 우수하다. 유동성자산에는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도래하는 예치금, 정상 분류 대출채권, 유가증권과 현금 등이 포함된다. 유동성부채에는 만기가 3개월 이내에 도래하는 예수금, 차입금, 사채 등이 포함된다.


조사 대상 7곳 저축은행 중 유동성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페퍼저축은행이다. 2023년말까지만 해도 페퍼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28.78%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지난해말 유동성비율은 267.76%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유동성비율 증가폭이 138.98%포인트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가장 컸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유동성자산과 유동성부채를 모두 줄였다. 유동성자산은 2023년말 1조3675억원에서 지난해말 7337억원으로 감소했고 유동성부채는 이 기간 1조619억원에서 274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유동성부채 감소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유동성비율이 수직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페퍼저축은행은 자산으로 분류되는 예치금이 2023년말 4058억원에서 지난해말 3055억원으로 감소했고 대출채권이 3조3587억원에서 2조1038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부채로 분류되는 예수금은 4조1715억원에서 2조4865억원으로 줄었다. 이중 정기예금이 3조8608억원에서 2조3251억원으로 감소했고 저축예금이 2826억원에서 1401억원으로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유동성비율은 257.59%로 페퍼저축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유동성비율 상승폭도 65.41%포인트로 높게 나타났다. 유동성자산이 1조2584억원에서 1조4905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유동성부채는 6548억원에서 5786억원으로 감소했다.

조사 대상 7곳 저축은행 중 페퍼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곳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이 하락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유동성비율은 119.49%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가장 낮았다. 유동성자산이 감소한 반면 유동성부채는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다올저축은행은 지난해말 유동성비율이 167.00%로 특히 유동성비율 하락폭이 90.37%포인트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가장 컸다. 유동성자산이 감소한 반면 유동성부채는 증가했다.

◇한국투자, 예대율 100% 상회…상승폭 최대


예대율은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이다. 예대율이 100%보다 크게 높으면 무리한 대출로 유동성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반면 100%보다 크게 낮아도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기본적으로 저축은행의 예대율 한도를 100%로 제한해왔다. 과도한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저축은행 예대율 한도를 110%로 한시적으로 완화했고 올해 1월부터는 105%를 적용하고 있다.

조사 대상 7곳 저축은행 중 대부분인 6곳의 예대율이 100%를 밑돌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말 예대율이 101.56%로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100%를 웃돌았다. 예대율 상승폭도 7.20%포인트로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말 예대율이 가장 낮았던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의 예대율은 2023년말 89.93%에서 지난해말 88.55%로 낮아졌으며 예대율 하락폭은 1.38%포인트였다. 웰컴저축은행 89.48%, 다올저축은행 89.94%, 페퍼저축은행 91.29%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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