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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충당부채 66% 급증…탄소배출 비용이 ‘절반’

해운업 탄소 규제, 재무 부담 현실로…’배출충당부채’ 2배↑

임효진 기자  2025-11-14 07:33:26
HMM
HMM의 3분기 충당부채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부터 해운업에도 탄소배출권거래제(EU ETS)가 본격 적용되면서 회사가 향후 제출해야 할 배출권 비용을 회계상 부채로 인식한 결과다. 일명 ‘배출충당부채이 늘어난 것이다.

충당부채는 아직 돈은 안 나갔지만 나갈 것이 거의 확실한 돈을 미리 회계상 부채로 잡아놓은 항목이다. 배출충당부채는 탄소배출권으로 인해 나갈 것이 확실한 돈을 의미한다.

HMM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충당부채는 590억원으로 직전 분기 말 355억원보다 66% 늘었다. 원인은 배출충당부채였다. 배출충당부채 전입액이 354억원으로 전분기(18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회사는 유럽 노선 운항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향후 구매해야 할 탄소배출권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부채로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배출충당부채는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향후 제출해야 할 배출권을 미리 부채로 잡는 항목이다. 과거에는 해운업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2024년부터 EU ETS에 단계적으로 포함되면서 해운사는 탄소배출량에 비례한 배출권을 제출할 의무를 지게 됐다. 배출권이 부족할 경우 시장에서 구매해야 한다. 이 금액을 회계적으로 선제 반영하는 것이 배출충당부채다.

항로 구조상 HMM은 규제를 피해가기 힘든 위치에 있다. 유럽·미주 노선을 모두 운항하는 글로벌 선사로 유럽 항로 비중이 전체 매출의 30% 수준이다. 이 구간이 EU ETS 적용의 직접 대상이 되면서 규제 부담이 집중됐다. 유럽 터미널 입출항뿐 아니라 항해 중 배출분 일부까지 규제 범위에 포함되면서 부채 인식 규모가 확대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HMM의 탄소배출량은 증가하고 있다. HMM의 3분기 온실가스 배출량은 30만8022톤으로 직전 분기(18만8203톤) 대비 60% 이상 늘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배출충당부채의 2024년 규모는 263억원이었다. 올해 9월 말에 기록한 590억원의 절반에 못미치는 수치다.


유럽 노선 운항 회복과 선박 가동률 상승도 원인으로 꼽힌다. 물동량 증가와 고유가 환경 속 운항 효율 저하가 겹치면서 배출량이 빠르게 늘었다. 실질적인 배출량 확대가 곧바로 배출충당부채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유럽 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평균 톤당 65유로였는데 올해는 75유로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약 15% 오른 가격이다. 업계는 유럽 배출권 가격이 2026년 91유로, 2027년 108유로 수준으로 매년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일한 배출량이라도 시장가격이 오르면 부채로 인식되는 평가금액이 커진다. 그만큼 환경비용의 현실적 부담이 커질 것이란 의미다.

이러한 영향으로 HMM은 선대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 선박을 LNG·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으로 교체하고 운항 효율을 높이기 위한 최적항로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그러나 신규 선박 투입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기존 디젤 추진선 중심의 운영 구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탄소배출권 같은 환경규제 비용이 앞으로 꾸준히 HMM의 비용·부채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HMM은 “규제에 맞춰 2022년 LNG 연료 추진 77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도입했고 2023년에는 메탄올 연료 추진 9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며 “이외에도 바이오 선박유 시범 운항, 공급망 탄소 계산기 개발 등 친환경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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