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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바이오 재편

외인·기관 매도 에피스홀딩스, 삼성표 신약 '여전한 물음표'

김경아 대표의 두문불출 행보, 바이오시밀러 외 R&D 경쟁력 입증 과제

한태희 기자  2025-11-24 17:38:55
삼성에피스홀딩스 그리고 그 자회사가 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랭했다.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고 재상장한 첫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첫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중심의 기존 바이오시밀러 사업 역량 외에도 신약 개발 등 자체 R&D 경쟁력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규 자회사의 사업 방향과 성장 비전이 구체화되지 않은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약 사업을 총괄하는 두 수장의 두문불출 행보와 함께 시밀러 사업이 신약 개발을 어떤 형태로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재무 구조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

◇시가 대비 28.2% 하락, 종가 기준 시총 10조9112억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코스피 재상장 첫 날인 24일 종가 43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 61만1000원 대비 28.2% 하락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0조9112억원이다. 거래대금은 5517억원으로 코스피에서 9번째로 많았고 거래량은 116만7616주를 기록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거래 시작 2분 만에 시초가 대비 23.4% 하락한 46만7500원에 거래됐다. 오전 9시 4분 최저가 42만8500원을 기록한 뒤 거래 시작 30분 후인 9시 38분 장중 최고가인 54만4000원을 기록하며 반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된 낙폭을 보였다. 개인투자자가 장중 31만4735주를 순매수했지만 주가 흐름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기관이 순매도한 물량은 총 19만3950주로 외국인도 12만2481주를 팔았다. 금융투자사, 은행, 연기금 등이 모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신사업에 대한 시장의 물음표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위탁개발생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라는 수익 실체를 보유한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명확한 수익원 특정이 어렵다.

◇고밸류 평가에 주가 낙폭, 불명확한 신약 투자 기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 비율은 0.6503913 대 0.3496087이다. 거래정지 전 시가총액은 약 86조9035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예상 시총은 각각 56조원, 30조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재상장 전부터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기업가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비 분할 비율이 과도하게 산정됐다는 점이 지적됐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719억원,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4956억원이다.

작년 순차입금은 3375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81.7배, EV/EBITDA 멀티플은 약 62배였다. 동종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하는 셀트리온의 EV/EBITDA 멀티플인 37.9배보다 높았다.


결국 삼성에피스홀딩스와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의 성장 가치를 투자자들에 설득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기대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수익 기반을 어떻게 신약 사업으로 연결할지에 대한 근거 제시가 부족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초기 사업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승계받는 현금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상장하지 않기로 한 데다 자체 R&D 투자도 필요해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을 통해 온전히 삼성에피스홀딩스로 이전하는 게 쉽지 않다.

삼성표 신약의 방향성도 ADC(항체약물접합체), AAV(아데노부속바이러스), 펩타이드 등 대략적인 모달리티와 함께 청사진만 공개된 상태다. 김경아 삼성에피스홀딩스 대표, 홍성원 에피스넥스랩 대표 등 신약 사업을 이끄는 수장의 대외 행보도 뚜렷하지 않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고 시장과 소통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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