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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사실상 무차입' 한화엔진, 현금 중심 경영 '자신감'

선수금·계약부채가 부채총계 절반…순현금 전환으로 실질 레버리지 축소

박성영 기자  2025-11-28 10:39:17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부채비율 223.8%. 얼핏 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한화엔진이라는 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양호하다. 회계상 부채비율은 높지만 계약부채인 선수금 비중이 크고 실제 외부차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차입금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엔진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고 향후 신규 투자 재원도 원할히 조달할 수 있는 구조다. 선업 호황에 따른 수주 확대가 재무 체력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굳어지고 있다.

◇부채의 절반이 선수금...실질 레버리지는 '양호'


한화엔진의 레버리지 수준이 달라졌다. 회계상 부채비율은 여전히 높은 200%대지만 선수금 비중 탓에 수치만 높게 잡힐 뿐 실질 레버리지는 우량 수준까지 내려왔다. 영업현금만으로 단기차입금을 갚고도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화엔진의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872억원을 기록해 순현금 상태다. 차입금이 존재하지만 보유 현금으로 당장이라도 갚을 수 있어 외부 차입 의존도가 거의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차입 규모가 빠르게 줄어든 데에는 현금성자산 확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회사의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의 합)은 3691억원에 달한다. 한화엔진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818억원이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2127억원과 2223억원을 기록한 뒤 2년 만에 60% 이상 줄어든 수치다.

회사의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23.8%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착시 요인의 영향이 크다. 선박 엔진 산업은 계약금·선수금 등 영업부채 성격의 유동부채가 크게 발생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조선소가 엔진을 발주하면 일정 비율의 선수금이 일단 지급되는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으로는 계약 부채로 분류된다. 엔진 수주부터 실제 매출로 인식되기까지는 평균 18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 때문에 상환 의무나 이자 부담이 없는 항목임에도 한동안 회계상 부채로 포함되면서 부채비율이 과대 계상되는 경향이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엔진의 재무제표상 선수금과 계약부채는 각각 5892억원과 307억원을 기록했다. 둘을 단순 합해 구한 유동부채 규모는 5999억원 수준이다. 전체 부채 규모가 1조327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 중 과반은 향후 수익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EBITDA 대폭 개선...영업현금 기반 투자 여력 확보


커버리지 지표는 더욱 개선됐다. 한화엔진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023년 마이너스(-) 12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953억원으로 늘었다. 2023년 EBITDA 흑자 전환에 힘입어 이듬해인 2024년에는 7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투자 대응력도 높아졌다. 한화엔진의 올해 3분기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약 209억원이다. 유형자산 취득과 무형자산 취득이 각각 179억원과 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규모(2507억원)와 비교하면 무리 없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거래처별 수주 비중이 고른 덕에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엔진의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중국의 매출 비중은 각각 25%, 32%, 39%다. 이중 중국발 수주액은 지난 2020년(1941억원)과 비교해 3배 이상 확대된 635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엔진의 재무구조 개선은 실적과 업황 회복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조선업 호황으로 수주잔고가 쌓이고 선박엔진 및 SCR(선택적 촉매 환원) 장비 매출이 증가하면서 선수금은 꾸준히 유입됐다. 이 과정에서 회계상 부채는 늘었지만 현금유입이 동반돼 오히려 유동성은 강화되는 선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회사는 그 덕에 현재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수 있는 재무 체력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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