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형 DB손해보험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장기간 최고재무책임자(CFO)을 맡으며 회사의 재무 체력을 탄탄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DB손보는 건전성과 수익성이 업계 상위권에 속해 있다.
다만 최근 들어 DB손보는 미국 진출 등 공격적인 외형확장에 나서고 있다. 마침 일부 자산에서 리스크가 조금씩 대두대는 시기와 겹친다. 남 부사장이 다시 건전성 관리 역량을 발휘해 나갈 시점으로 주목된다.
◇ 우수한 수익성과 건전성, 보수적인 운용기조의 결실 남 부사장은 강릉고와 서강대를 졸업한 뒤 2003년 DB손보에 입사한 정통 DB맨이다. 경영기획과 경영관리 및 언더라이팅 부문에서 주로 활약했다. 특히 언더라이팅에 몸담으면서 꼼꼼하고 신중한 리스크 관리 기조를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2020년 말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재무분야의 키를 쥐게 됐다.
2023년 보험업계에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는 등 격변기를 거쳤음에도 남 부사장은 꾸준한 외형성장을 이뤄냈다. 2020년 말 기준 47조1243억원이던 총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55조9399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도 6조641억원에서 8조1808억원까지 증가했다.
우수한 보험계약마진(CSM)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덕이다. 2020년 순이익은 5022억원이었으나 2024년엔 1조7722억원으로 세 배 넘게 뛰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1조4117억원이므로 추세대로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올해 6월 말 기준 K-ICS 비율이 213.3%로 업계 평균치(180.5%)를 웃돌고 있다. 남 부사장은 특히 보험상품군의 구성을 다양화함으로써 리스크 분산 및 안정성을 제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 부사장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김정남 부회장과 함께 이사회의 주요 결의를 이끌어나가는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2023년 3월 신규선임돼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나 DB손보가 최근 미국 진출을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DB손보는 미국 특화보험사인 포테그라(Fortegra)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 총액은 약 2조3000억원 규모로 한국 보험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인수이며 국내 손보사가 최초로 미국 보험사를 인수하는 사례다. 현재 미국 및 국내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2026년 상반기 내 딜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기자본의 약 25%에 이르는 대규모 인수이다. DB손보는 포화된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 새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도상국이 아닌 미국을 택했는데 DB손보는 약 40년 이상 현지에서 경험과 인지도를 축적해 왔다. 일반 손보가 아닌 특화보험사를 택함으로써 차별화를 통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도 평가된다.
◇ 리스크 확대 속 모험수 던져, 수익성 개선 노력 다만 국내 보험사의 해외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DB손보의 선택은 다분히 불확실성이 크다. 와중에 DB손보의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가 최근 다소 악화된 점도 우려를 빚는다.
지난해 말 기준 DB손보의 총자산은 52조8589억원으로 삼성화재(85조2326억원)에 이어 업계 2위다. 그 뒤를 현대해상(47조9777억원), 메리츠화재(43조3585억원), KB손해보험(40조7108억원) 등이 따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자산포트폴리오 가운데 안전자산비중을 보면 순위가 뒤바뀐다. KB손보(38.3%), 현대(37.4%), 메리츠(35.5%), 삼성(26.2%), DB손보(20.6%)로 DB손보가 오히려 최하위다.
물론 그만큼 높은 투자수익을 올리면 건전성 개선에 오히려 도움될 수 있다. 다만 최근 들어 DB손보의 일부 자산에서 건전성이 악화된 점이 확인된다. 특히 운용자산의 약 34%를 차지하는 대체투자자산 가운데 고정이하자산비율이 2023년 말 1.1%에서 2024년 말 2.1%로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해외대체투자의 경우 고정이하비율이 같은 기간 1.6%에서 3.4%로 2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수익성도 한 풀 꺾이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순이익은 293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27.6% 밑돌았다.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예실차 손실이 1500억원 발생했으며 자동차보험의 손익이 적자전환한 데서 기인했다.
이에 남 부사장은 질병수술담보, 배상책임담보 등 최근 손해율이 높아진 부문을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을 대거 실시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또한 자동차보험에서도 특약조정 및 언더라이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