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학습지로 익숙한 웅진씽크빅이 저출생으로 인해 저수익 구조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주당 200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던 주가는 이달 초 1000원에 못 미치는 986원까지 떨어졌습니다. 52주 신저가였죠. 이날 시가총액은 11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시간을 10년 전으로 되돌려 볼까요? 2016년에는 주당 1만원 넘는 주가를 보이던 때도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AI(인공지능)를 접목시킨 에듀테크 대표주자로 주목 받으면서 2021년 초 2000원대였던 주가가 5000원대를 터치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는 하락 일변도였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더니 작년에는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적자 105억원을 나타냈죠. 그런데 12일 반등 조짐이 보입니다. 개장 후 10%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오랜만에 켜진 빨간불에 주주도 반색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웅진씽크빅 최근 1년 주가 추이(출처=KRX)
◇Industry & Event
웅진씽크빅은 지난 11일 자기주식(자사주) 소각·주식 병합·배당을 포함하는 밸류업 패키지를 공개했습니다. 우선 회사가 들고 있는 자사주 741만주의 25%인 185만주(154억원)를 소각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주당 85원씩 총 92억원을 배당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배당금은 오는 4월 지급 예정입니다.
주주총회를 거쳐야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데요,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자본준비금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시킬 예정입니다. 더불어 유통주식 수를 줄이기 위해 주식 병합 안건도 통과시킬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발행 주식 수는 기존 1억1551만주에서 5775만주로 줄어듭니다. 병합 신주 상장은 5월입니다.
시장도 곧바로 화답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익성 개선입니다. 장기적으로 투심을 이어가려면 현재 이익 수준과는 달라져야 하죠.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매출 7974억원, 영업적자 105억원을 기록해 2024년 매출 8672억원, 영업이익 92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8%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바뀌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가 실적 감소의 주된 배경입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6세부터 21세까지 인구는 698만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올해 학령인구 추정치는 678만명으로 더 줄어들 예정입니다. 2030년에는 597만명, 2040년에는 412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죠.
작년 적자는 일시적 비용 부담 영향도 큽니다. 지난해 초 AI 전환을 위해 육성한 AI 디지털 교과서(AIDT) 사업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도입한 AI 교과서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되면서 타격이 불가피했습니다.
웅진씽크빅은 AI를 사업에 접목시켜 효율화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작년 8월 신설한 AX(AI전환)연구소가 핵심 역할을 맡습니다. AI를 활용한 고객 경험 혁신 전략 수립은 물론 고객생애가치 및 여정 관리 체계 고도화, 임직원 AI 리터러시 확산 등 사업과 조직 구조를 재편합니다.
◇Market View
웅진씽크빅의 주주가치 제고 발표 후 아직까지 증권업계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웅진씽크빅을 바라보는 애널리스트의 시각은 명확합니다. 지금보다는 실적 수준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년 초 신한투자증권은 '기다림이 필요한 시기'라고 회사를 바라봤고 흥국증권도 같은 해 8월 '실적 개선 돌파구를 찾아라'라고 평했습니다.
하반기 들어 사정이 나아졌는데요, 지난해 11월 흥국증권의 '실적 개선에 대한 노력 집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작년에는 외형 축소에 시장 경쟁 심화가 더해져 수익성이 악화될 수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미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박종렬 연구원은 "올해 이후에는 스마트올 라인업 확장에 따른 성과와 함께 회원당 단가(ASP) 증가가 기대된다"며 "주력사업인 교육문화(학습지·클래스) 사업부문의 견조한 이익 창출과 함께 미래교육과 단행본 사업부문도 견조한 추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eyman & Comment
웅진씽크빅은 별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영기획실 산하에 재무팀이 존재하는데요, 경영기획실은 부장급 인력이 이끌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상무보급 임원이 조직 수장을 맡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웅진그룹 CFO인 김현호 전무의 역할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그룹 재무 총책임자로서 이번 의사결정에도 조언을 제공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1980년생인 김 전무는 웅진그룹에서 경력 대부분을 보낸 웅진맨입니다. 그룹 핵심 M&A도 모두 경험했습니다.
웅진씽크빅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습니다. 웅진씽크빅 자금IR팀장을 비롯 웅진그룹 기획조정실에서 금융팀장으로 일했습니다. 기획조정실은 과거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하던 조직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는 웅진프리드라이프 M&A를 주도했습니다. 성과를 인정 받아 작년 연말 전무로 승진했죠. 지금도 그의 역할은 웅진프리드라이프의 그룹 내 연착륙에 집중돼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웅진씽크빅 재무 조직에 밸류업 추진 배경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웅진씽크빅 관계자는 "최근 정책 기조와 시장의 주주환원 요구가 높아지는 흐름을 반영해 중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며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 실질적인 주주환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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