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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

동화기업, 자산 팔아 계열사 지원…차입금 1조 육박

엠파크 유증에만 2400억 투입…충당부채 줄어 영업현금도 마이너스 전환

고진영 기자  2026-03-18 16:14:3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동화기업이 현금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 영업현금이 순유출로 돌아선 데다 자산을 연이어 팔아 확보한 유동성마저 계열사 지원에 투입됐다. 실적 부진에 해외법인 청산 등 비용집행이 겹치면서 현금흐름을 짓누르는 상황이다.

특히 계열사를 향한 잦은 자금 수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크게 나아지길 기대하기 어려운 업황인 만큼, 재무구조 개선은 추가적인 현금유출을 최소화하는 데 달린 것으로 보인다.

동화기업은 2025년 9월 말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총 445억원의 영업현금이 순유출됐다. 이 기간 실적 부진으로 322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한 데다 미리 설정해둔 충당부채를 집행한 영향이 컸다.

앞서 동화기업은 호주법인(The Australian Sawmilling) 청산절차와 관련해 442억원을 계상했으며 이 금액을 지난해 전액 지급했다. 이미 쌓아놨던 충당부채가 줄어드는 형태지만 현금흐름표에서는 현금 유출로 반영된다.

회사는 유동성 보충을 위해 자산매각에 나섰다. 지난해 호주 제재목 법인을 팔아 859억원을 받았고 장기대여금 회수로도 983억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렇게 확보한 현금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같은 기간 동화기업은 유형자산 취득에 341억원, 관계기업 투자지분에 600억원, 장기대여금 지급에 870억원을 사용했다.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긴 했지만 그 돈이 다시 투자와 관계사 지원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동화기업은 그간 계열사 지원 부담이 계속돼왔다. 회사가 지분 25.51%를 보유한 관계기업 엠파크가 대표적이다. 동화기업은 엠파크가 몽베르CC(컨트리클럽)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2023년 1000억원을 유상증자로 밀어주고 400억원을 대여해줬다.

그 뒤 2024년에도 엠파크 유상증자에 약 800억원, 지난해 4월엔 600억원 규모를 썼다. 또 이 증자대금 일부는 현금 납입이 아니라 기존 대여금 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회수돼야 할 대여금이 지분투자로 전환되면서, 자금이 관계기업에 더 오래 묶이게 된 구조다.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이나 대여금 감소가 오히려 차입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년간 유증으로만 2400억원을 지원했다.

모회사와의 거래도 있었다. 동화기업은 2025년 9월 최대주주 동화인터내셔널(49.06%)이 보유하던 말레이시아 법인 지분 100%를 303억원에 인수했다. 그룹 내 보드사업(파티클보드, 멜라민페이스드보드 등) 재편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동화기업에 있던 현금이 모회사로 이전된 거래였다.

직접적인 자금유출 외에 특수관계자에 대한 신용보강 역시 적지 않다. 2025년 9월 말 기준 동화기업이 제공한 지급보증은 1633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동화인터내셔널 관련 보증이 약 133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엠파크 관련이 262억원으로 뒤를 따른다.

특수관계자에 대한 대여금 잔액도 동화인터내셔널 673억원을 포함해 총 813억원 남아 있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모자란 상황에서 계열사 지원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9월 말 잉여현금흐름은 1058억원(배당금 지급 후 기준)이 순유출됐다.


현금부족은 차입 증가로 이어졌다. 동화기업의 연결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2021년 6000억원대였지만 이후 매년 늘어 작년 9월 말 98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만기구조가 부담이다. 단기차입금은 4534억원, 유동성장기부채는 1883억원으로 합산 6417억원에 이른다. 1년 내 갚아야 하는 빚이 총차입금의 약 65% 수준이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2025년 9월 말 기준 289억원에 그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1100억원을 넘었는데 대폭 줄어들었다. 보유현금이나 현금창출력으로 만기 대응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차환, 연장 등 롤오버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재무적 압박이 실적 저하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동화기업은 목재 보드 등 소재사업과 화학사업(전해액 등), 하우징사업을 영위하는데 2025년 영업손실 138억원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건설경기 부진 탓에 수익성이 떨어졌고, 종속회사에서 외화차입금 환산평가손실이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주택매매경기나 2차전지 업황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중장기적인 재무 개선은 자본적지출(CAPEX) 축소나 대여금 회수 등 현금유출 방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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