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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 책임경영 진단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 RSU로 책임경영 강화

②현금 상여 대신 장기보상 확대…여성보험 성과에 중장기 보수 반영

정태현 기자  2026-04-03 09:29:50

편집자주

올해도 금융권 CEO들의 연봉이 공개됐다. 금융권은 고액 연봉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금융권 CEO들 역시 일반적 시선에서 보기엔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CEO들은 다른 곳보다 한층 엄격한 기준에 따라 연간 보수를 받고 있다. 책임 있는 곳에 보수가 있다. '책임경영'을 키워드로 금융권 CEO의 보수 산정 기준이 되는 재무적·비재무적 성적표를 분석했다.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사진)의 지난해 보수는 겉으로 보면 줄었다. 보수 구조를 뜯어보면 현금성 성과급을 줄이는 대신 장기 주식보상을 확대한 모습이 뚜렷하다. 한화손보가 단기 실적보다 긴 호흡의 책임경영을 요구한 결과로 읽힌다.

지난해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양도제한조건부주식보상(RSU)을 늘려 대표 보수의 무게중심을 바꿨다. RSU 규모를 포함할 경우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대표 보수보다도 많이 책정됐다. 여성보험을 축으로 한 생산성 전략과 디지털 접점 확대가 핵심 성과 평가 요소로 분류됐다.

◇장기 주식보상으로 묶은 장기 경영책임

한화손해보험이 지난해 나채범 대표에게 부여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37만732주다. 1주당 4182원씩 15억5040만원 상당이다. 전년 12억1442만원에 비해 27.7% 증가했다. 나 대표는 2024년 29만9636주를 받았다. 1주당 4053원으로 산정했다.


RSU 제도는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주식이나 주가연동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장기 보수 장치다. 한화손보는 2021년 이사회 의결을 거쳐 RSU를 도입했다. RSU를 부여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야 실제로 지급되는 구조를 택했다.

현금 보수보다 훨씬 긴 시간 축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성과급과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현금으로 성과를 즉시 보상하기보다 후행 보상을 통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더 오래 유지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지급 조건도 장기 책임을 전제로 짜였다. 한화손보에 중대한 손실을 끼치거나 책임 사유가 확인되면 보수위원회 결의로 RSU 부여를 취소할 수 있다. 성과의 지속성과 건전한 경영을 함께 요구하는 장치인 셈이다.

한화손보는 RSU 기준주가를 전년도 12월 종가 평균으로 잡았다. 이를 토대로 부여 주식 수를 확정한 뒤 지급 확정(베스팅) 기간이 지나면 주식과 주가연동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를 취했다. 향후 주가 등락에 따라 보상가치가 변하는 스톡옵션과 달리 장기 인센티브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높다.

◇여성보험 중심 생산성 전략…RSU 포함시 업계 톱 보수

RSU를 포함한 나 대표 총보수는 2024년 22억942만원에서 2025년 25억1640만원으로 13.9% 증가했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의 지난해 보수 17억5800만원과도 격차가 상당히 벌어진다. 다만 베스팅 구조와 물가 상승률까지 감안하면 단순 액면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나 대표가 업계 상위권의 보수를 받을 수 있던 기반에는 여성보험이 자리한다. 여성보험 시장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보험사로 발돋움한 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손보는 성과측정 지표 중 생산성 지표로 여성특화보험 시장지위 유지를 선정했다. 여성보험에서 거둔 독보적인 성과가 총보수를 키운 요소로 작용했다.

여성보험 전략은 디지털 접점 확대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판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디지털 사업 모델을 창출해야 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생산성 지표에 여성보험 성과뿐만 아니라 디지털·AI 활용 사업모델 창출을 넣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나 대표의 책임경영은 RSU를 중심으로 한 보상 구조, 여성보험과 디지털을 결합한 생산성 지표라는 두 중심축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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