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이 변하고 있다. 창업 이후 20년 넘게 연구개발에만 주력해 온 회사가 자본시장과의 소통을 중심으로 주주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사회를 대폭 개편하기도 했다. 최근의 오스코텍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 중 한 명은 신동준 전무(
사진)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아 온 그는 지난해 7월 오스코텍 CFO로 부임했다.
theCFO와 만난 신 전무는 "연구만 잘한다고 주가가 오르진 않는다"며 "R&D 성과와 자본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결합돼야 지속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1년여 사이 오스코텍에서 벌어진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는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였던 김정근 고문이 지난 2월 별세한 일이었다. 김 고문이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12.45%가 현재 상속 절차를 밟고 있다. 최대주주 부재 속에서도 회사는 김 고문의 뜻을 이어 이사회 개편 작업을 추진했다. 주로 창립멤버 중심으로 구성해 왔던 이사회에는 올해부터 시장에서 주주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 온 김규식 변호사와 주주 추천으로 이사 후보에 오른 이경섭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이사회 재편 실무 작업을 주도해 온 인물 중 한 명은 지난해 7월 회사에 합류한 신 전무(CFO)였다. 1971년생인 신 전무는 삼성자산운용과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등 다양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에서 이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신 전무 영입은 고 김 전 고문이 생전 직접 추진했는데 '시장과의 소통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라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모시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 전무는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재무 총책임자로서 이사회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신 전무는 "우리나라 상장사 가운데 진짜 이사회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오스코텍에서 모범 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이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 자금을 지속가능한 회사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과거 주주 간 갈등으로 대표가 해임되는 사건을 겪기도 한 오스코텍은 올초 사실상 첫 투자자 소통 행사를 개최했다.

신 전무는 그의 역할을 단순 재무 책임자를 넘어 회사 체계를 정비하는 역할자로 정의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기업 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이사회 논의를 통해 자본정책 원칙도 수립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으로 약 521억원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흑자를 냈으니 배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곤 하지만 오랜기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해 말 연결 기준 909억원으로 불어난 결손금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 정체성을 잃지 않고 R&D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 전무는 "바이오텍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은 결국 연구개발"이라면서 "주주 요청에 따라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 가능성은 늘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 우선순위는 중장기적으로 R&D 경쟁력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려면 우수한 인재를 계속 회사에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후 임직원 주식 보상을 실시하는 정책도 이사회 산하 보상위에서 논의하고 있다. 보상위는 사외이사 대상 보수 역시 회사 성과와 주가 등락에 변동시키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중장기 주요 목표는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의 완전 자회사화다. 제노스코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는 법무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상법 가이드라인을 최대한 따를 계획이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거래의 경우 사외이사 등 독립된 인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이사회 밖에 설치하고 거래의 목적과 조건, 절차 등의 정당성을 검증케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법무와 재무, 세무, 환경, 노무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기용해 거래 정당성에 대한 검토도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오스코텍은 특별위 자문을 받아 제노스코 가치를 산출한 뒤 외부 투자자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 외부 투자자 등이 보유하고 있는 제노스코 지분 41% 가량을 되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고 김 전 고문의 친인척 지분도 포함돼 있다. 신 전무는 "오스코텍과 제노스코 간 협력을 통해 향후 1~2년 사이 한 두 건의 라이센싱 아웃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면서 "돈버는 바이오텍으로 시장에 자리매김하는 것이 단기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업 선순환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오스코텍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원개발사로 2015년 유한양행에 렉라자를 기술 이전했고 지난해 얀센 이중항체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이 일본과 중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으면서 매출을 발생시켰다. 바이오벤처 아델 측과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타우 항체를 사노피에 기술이전하면서 수령한 계약금도 매출에 포함했다. 향후 항내성 항암제 개발을 통한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적당한 시기 직접 주식을 취득할 계획도 갖고 있다. CFO라는 직책 특성 상 주식 매입은 조심스러운 사안이지만 회사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는 차원에서 적당한 시기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신 전무는 "지금까지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조달해 R&D에 투입했지만 현금흐름이 발생하고 있으니 R&D 추진을 위해 자금을 조달할 일은 없다는 말씀을 꾸준히 드리고 있다"면서 "재임기간 프리미엄을 받는 회사로 탈바꿈시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