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젠이 코스닥 이전상장에 나서면서 시장의 시선은 중복상장 이슈 해소에 쏠린다. 비만·당뇨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기업가치 재평가를 노리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유한양행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소할 지 관건이다.
프로젠은 유한양행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른 구조로 문제가 되는 물적분할 상장과는 거리가 멀다. 또 연결 실체인지 여부가 주요 잣대가 되는 상황에서 프로젠은 유한양행의 회계상 관계기업 분류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경직된 IPO 시장과 보수적인 바이오 투심 분위기 속에서 양사의 독립성은 심사 과정의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다.
◇전환우선주 등 포함하면 30% 안팎 '최대주주' 회계상 관계기업 프로젠의 최대주주는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2023년 전략적 투자 형태로 약 3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올해 1분기 기준 프로젠 보통주 9.2%, 전환우선주 22.4%를 보유 중이다. 유한양행의 1분기 보고서 상 지분율은 14.6%다.
현재 프로젠은 코넥스 상장사로 기술특례 제도를 통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할 방침이다. 하나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안에 기술성평가 신청과 코스닥 이전상장 예심 청구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규정상 코넥스시장에서 1년 이상 매매거래된 지정자문인 추천기업은 1개 전문평가기관에서 A등급 이상을 받으면 기술성장기업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바이오텍의 기술특례 상장에 비해 문턱이 다소 낮은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중복상장 이슈다. 한국거래소가 중복상장 관련 규정 개정안을 6월경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와 자회사 상장에 따른 이해상충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모회사 일반주주 동의 의무화 여부 등을 두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실제 가이드라인 내용에 따라 상장 심사 부담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까지 정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제시된 중복상장 기준은 상장 모회사 또는 조모회사의 연결대상 법인이 상장을 신청하는 경우다. 해당 기업이 연결대상 종속회사인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복상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기업이 상장 모회사나 조모회사의 연결대상 종속회사인지 봐야 한다"며 "실질 지배력 판단은 지분율만으로 정량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고 회계상 판단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경영참여 목적 투자라고 해서 곧바로 연결대상 종속회사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분율뿐 아니라 실질 지배력, 이사회 구성, 주요 의사결정 관여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회계기준 상 프로젠은 유한양행의 연결 실체인 종속기업 격이 아니다. 지분법손익을 반영하는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애드파마나 이뮨온시아는 과반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데 따라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는 반면 프로젠은 장부상 보유지분 14.6%로 관계기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량적으로만 따졌을 때 프로젠은 애드파마와는 다르게 중복상장 이슈에서는 다소 비켜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프로젠은 유한양행이 사업부를 떼어내 설립한 회사가 아니라 기존 독립 바이오텍에 유한양행이 후속 투자로 참여한 구조라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다만 프로젠의 기술성 및 사업성, 이해상충 가능성, 모회사와 자회사 간 사업 중복 여부와 상장 이후 지배구조와 주주 보호 방안 등 정성적인 부분은 쟁점이 될 수 있다. 프로젠은 유한양행과의 사업·인력·의사결정 독립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파이프라인 임상 데이터와 기술이전 가능성 등을 설득해야 한다.
◇'PG-102' 임상 진전 설득 과정 핵심, 한국·호주서 2b상 예정 프로젠의 코스닥 이전상장은 임상 개발, 기술이전 전략과 맞닿아 있다. 코넥스 시장은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공모 절차와 자본 조달 기능이 제한적인 만큼 임상 확대와 사업화 준비를 위해선 코스닥 이전상장이 필요하다.
현재 프로젠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GLP-1·GLP-2 기반 이중작용 비만·당뇨 치료제 'PG-102'다. 프로젠은 최근 PG-102의 임상 2a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글로벌 2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앞서 공개한 2a상에서는 치료 난도가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도 PG-102의 혈당 개선 가능성이 확인됐다. PG-102 60mg 격주 투여군은 14주차에 최대 1.44%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보였고 지방 선택적 감소와 제지방량 보존 경향도 확인됐다.
2b상은 한국과 호주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임상을 통해 혈당 조절 효과와 함께 체중 변화, 근육 보존 중심의 체성분 변화, 안전성, 위장관 내약성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젠 관계자는 "PG-102의 임상 단계가 높아질수록 기술이전 협상력과 기업가치가 함께 높아질 수 있다"며 "최대주주인 유한양행과 원활하게 소통 중으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라 저촉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협력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