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논란에 휩싸였던 한화솔루션이 재무·법무 등 주요 운영지원 하위 조직을 별도 부문급 조직으로 재정비했다. 자금 조달을 통해 미래 투자재원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조기에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원포인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박승덕 큐셀부문 대표가 직접 부문 대표를 겸직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경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부문 아래 있던 일부 조직을 별도 운영부문으로 구성했다. 회사는 각 사업부와 회사 전략 컨트롤타워 등을 각각의 부문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진 케미칼·큐셀·인사이트·W&C(Wire&Cable) 등 4개 사업부문과 전략부문 등 총 5개 부문으로 꾸려졌다. 이번 운영부문의 신설로 회사는 총 6개 부문의 조직으로 재편됐다.
한화그룹은 2020년대 들어 수시 인사를 도입하며 시장 상황에 맞춰 수장을 배치하고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찍은 인사 기조를 보였다. 운영부문 신설 역시 이러한 인사기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으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지난 3월부터 추진한 유상증자를 둘러싼 시장 여론이 악화하자 이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한 인사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3월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이중 1조5000억원을 채무상환 자금에 배정했다. 나머지 9000억원을 태양광 셀 생산라인 투자금으로 배정하며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시장은 조달 자금의 60% 이상이 빚을 갚는 데 투입된다는 점에 보다 주목했다.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하는 비판이 거세진 배경이다.
특히 지난달 3일 유상증자 배경을 설명하는 주주와의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당국과 유상증자를 사전에 논의했다는 취지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발언이 나오며 사태 심각성이 더 올라갔다. 이에 회사 측은 해당 CFO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그 후속으로 이번 조직개편까지 단행해 사태 수습에 속도를 냈다.
현재 운영부문 내 조직으로는 컴플라이언스실, 재무실(회계·IR), 정보보호사무국, 법무담당 등이 배치됐다. 부문장은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큐셀부문의 박승덕 사장(
사진)이 겸직 중이다. 사실상 사태 수습에 관련 사업부문의 장부터 전사 운영 조직까지 모두 투입된 셈이다.

운영부문 신설로 전략부문 조직이 재배치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략부문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에 배치하며 직접 부문대표를 맡는 핵심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한화솔루션뿐 아니라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김 부회장이 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선 주요 계열사에 어김없이 설치됐다.
재무실, 컴플라이언스실 등 운영조직 위주로 편재되던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은 회사의 신사업 확장에 따라 에너지사업전략실, 소재사업전략실 등 미래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조직이 붙으며 그 규모가 확대됐다. 현재 큐셀부문을 이끄는 박 사장 역시 2020년부터 전략기획실장을 역임하는 등 김 부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이번에 별도 부문으로 재편성된 운영부문은 박 사장을 중심으로 유상증자 사태 수습과 조달 일정을 무사히 완수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신임 CFO로 선임된 이재빈 재무실장을 비롯한 오명일 회계담당, 한상윤 IR팀장 등 주요 재무라인 임원이 모두 운영부문 산하로 들어갔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증자 계획안에 대한 정정요구를 두차례 받고 그 일정을 오는 7월로 연기한 상태다. 증자 규모를 당초 계획한 2조4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축소했고 나머지 부족한 자금에 대한 자구안도 제시한 상태다.
한화임팩트(47.93%), 한화호텔앤드리조트(49.65%)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며 미국 태양광 사업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크레딧을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수령한 5360억원 규모의 AMPC 크레딧 중 2000억원을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