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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4사 재무 점검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차입·이자 커버리지 경고등

⑤[상환능력]EBITDA 감소·순차입금 증가 이중고…이자비용 증가세는 제동 성공

강용규 기자  2026-05-14 08:12:18

편집자주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기초소재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을 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동의 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원재료 수급난까지 겹치며 업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는 것 못지않게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감당할 재무여력도 중요해졌다. THE CFO가 주요 4개사의 재무구조를 점검했다.
대다수의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2022년부터 시작된 불황으로 인해 차입 부담이 커지고 이익 창출능력은 약화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4사를 살펴보면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3개사가 시장 기준보다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 부담을 안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레버리지 부담이 유독 큰 편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차입금이 늘어난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이익 창출능력 약화 정도가 LG화학 대비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한 해 이익 창출력이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2년째 지속됐다.

◇금호석유화학, 차입 커버리지 홀로 안정적

THE CFO는 2021~2025년 국내 화학 4사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를 연결기준으로 조사했다. 2025년 말 기준으로 금호석유화학이 마이너스(-) 0.1배로 유일한 1배 미만을 기록했다. EBITDA가 5893억원, 순차입금이 -806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기업의 차입금 등 레버리지에 대한 커버리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지표가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한 해 만들어내는 EBITDA만으로 현재 안고 있는 순차입금을 없앨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조사 대상 5년 내내 지표가 1배 미만을 보였으며 이 중 2024년을 제외한 4년은 마이너스, 즉 실질적 무차입이었다.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업종마다 다른 기준이 통용된다. 석유화학의 경우 대체로 3~4배 미만일 때 안정적으로 여겨진다. 다만 화학 4사의 경우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면 작년 말 기준으로 이를 충족하는 곳이 없었다. LG화학이 4.8배로 그나마 안정적 기준에 근접했을 뿐 롯데케미칼은 23.0배, 한화솔루션은 30.1배를 각각 기록해 안정적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 모두 호황이었던 2021년 이후 EBITDA의 감소와 순차입금의 증가 추세가 동시에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말 기준 EBITDA가 2897억원, 순차입금이 6조6657억원으로 2021년 대비 EBITDA가 87.8% 급감한 반면 순차입금은 1733.8%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은 EBITDA가 4195억원으로 69.8%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12조6260억원으로 173.1% 증가했다.

불황으로 인해 EBITDA의 극적 개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자연히 화학사들의 과제는 순차입금의 축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는 총차입금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유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것으로도 달성이 가능하다. 업계가 자본적지출(CAPEX)의 축소와 비핵심자산의 매각, 기초소재 생산설비의 통합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분주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경우 실제 차입금을 줄이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로 분석된다. 양사의 EBITDA가 순차입금의 부담을 흡수하기는커녕 이자비용조차 충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 이자비용 관리 '분투'

THE CFO가 국내 화학 4사의 이자비용 대비 EBITDA 배수를 연결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이 13.5배로 가장 높았다. LG화학이 3.9배, 한화솔루션이 0.8배, 롯데케미칼이 0.7배로 뒤를 따랐다.


EBITDA/이자비용 배수는 기업의 이자부담에 대한 커버리지 역량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 지표가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한 해 EBITDA로 차입 원금의 상환은커녕 이자비용조차 전액 커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이 여기에 해당한다. 양사 모두 2021년 정점을 기록한 뒤 지표가 하락 추세를 보이며 2024년부터 1배 미만에 머물렀다.

다만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의 이자비용 추이를 살펴보면 양사 모두 2021~2024년에 걸친 증가세에 지난해 제동을 거는 데 성공했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이자비용이 4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억원,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은 이자비용이 5394억원으로 90억원씩 각각 줄었다. EBITDA 증대가 쉽지 않은 가운데서도 지표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과거 이 지표의 하락으로 인해 신용도에 직접적인 압력을 받기도 했다. 2024년 11월 롯데케미칼은 사채의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을 공시했는데 이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EBITDA/이자비용의 최근 3개년 평균치가 5배를 밑돌면서 14개 회차, 총 2조450억원 규모의 사채관리계약서에 명시된 재무비율 유지 의무를 위반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케미칼은 채권자 집회를 거쳐 해당 사채의 관리계약서에 명시된 EBITDA/이자비용 관련 재무 약정을 삭제하는 대신 0.1%의 특별이자 지급을 명시하고 은행권 보증까지 더해 위기를 넘겼다. 이 지표를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을 방증하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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