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캐피탈 업권이 성장 전략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외형 확대 중심의 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과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새로운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 사는 사업 구조와 영업 전략을 재정비하며 저마다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 구성과 운용 방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며 업권 내 경쟁 구도 역시 달라지는 양상이다. 주요 캐피탈사의 자산 리밸런싱 전략과 포트폴리오 변화, 이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시장의 흐름과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KB캐피탈이 주력 자산의 쏠림을 완화하고 고수익 자산 비중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자동차금융 기반은 유지하되 중고차와 오토리스·렌터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개인금융과 부동산PF는 선별적으로 운용하며 자산 구성을 재편하고 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한 리밸런싱 전략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수금융과 유동화대출 등 기업여신을 확대하면서 펀드 기반 기업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그룹 CIB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투자 기회를 발굴하며 시너지 창출에도 힘을 싣는 모습이다. 자동차금융과 비자동차금융 간 균형을 맞추되 수익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세미 캡티브 시장 1위 지위 공고화 KB캐피탈은 연간 10% 안팎의 안정적인 외형 성장을 바탕으로 영업자산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최근 영업자산 규모는 18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며 업계 상위권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외형 확대 속도는 이전보다 다소 둔화하는 모습이다. 대신 고수익 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함께 고려한 리밸런싱 전략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자동차금융 시장의 경쟁 심화는 자산 재편을 가속하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카드사의 시장 진입 확대 등으로 신차의 수익성이 예년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KB캐피탈의 신차금융 자산은 최근 7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하며 영업자산 내 비중도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국산 신차 취급은 사실상 최소화하고 수입 신차 중심의 영업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세미 캡티브 시장에서는 여전업권 선두 지위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한 원동력은 중고차와 오토리스·렌터카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있다. 자동차금융 내에서는 오토리스에 가장 많은 2조5546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고차금융도 2조5077억원 규모로 자체 플랫폼인 'KB차차차'와의 연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했다. 렌터카 역시 1조7837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자동차금융 내부의 자산 구성을 재편하며 수익성과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위험 자산에 대한 선별 운용 기조도 한층 뚜렷해졌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맞춰 개인금융 자산을 2조5279억원 수준으로 관리하며 외형 확대를 자제하고 있다. 부동산PF 역시 건전성 관리 기조 속에 익스포저를 1조3000억원 이하로 줄이며 리스크를 축소했다. 소매금융과 부동산금융 비중을 줄이며 자산 구조의 안정성을 높이는 흐름이다. 외형보다 자산 안정성과 효율 관리에 방점이 찍히는 포트폴리오 변화다.
◇그룹 CIB 시너지 업은 기업·투자금융 비자동차금융 부문에서는 기업금융 확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량 기업대출과 투자금융 중심의 영업을 전개하며 비자동차금융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KB캐피탈의 기업·투자금융 자산은 최근 5조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며 비자동차금융 내 존재감을 확대했다. 특히 그룹 CIB 플랫폼과의 연계를 기반으로 투자 기회를 확보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도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금융의 경우 인수금융과 유동화대출 등을 중심으로 취급 규모를 확대하며 자산 기반을 넓히고 있다.
투자금융 부문도 비자동차금융 확대 흐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투자금융 전담본부를 신설하며 본격적인 투자금융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펀드를 통한 기업투자를 중심으로 벤처투자조합과 부동산 개발·투자신탁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혀왔다. 유가증권 투자 자산은 약 1조6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하며 비자동차금융 내 비중이 확대됐다. 다양한 기초자산에 분산 투자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전방위적 자산 리밸런싱 전략은 실질적인 수익성 제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ROA는 1.57%, ROE는 10.79%를 기록하며 견고한 이익 체력을 입증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고수익 자산 비중 확대가 성과 개선을 뒷받침한 것이다. 자본 활용도를 높이며 수익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캐피탈은 이번 리밸런싱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안정적인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고히 다져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