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CFO는 지금

한국콜마, 미국공장 가동률에 달린 투자 성과

①CFO 및 글로벌 인재 영입·컨트롤타워 구축…해외 법인 실적 개선이 관건

김예린 기자  2026-07-08 08:13:2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한국콜마의 국내외 실적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국내 화장품 법인은 수익성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미국과 캐나다 현지법인은 꾸준히 비용이 투입되지만 적자 규모가 커지는 모습이다.

해외 실적 개선을 위해 한국콜마는 올 초 글로벌 사업 기능을 총괄하는 글로벌성장혁신부문을 신설해 별도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E&F 프라이빗에쿼티 출신 배재용 상무를 신임 CFO로 선임하는가 하면 글로벌 로레알코리아 출신 서지영 상무를 글로벌사업개발(GBD)본부 본부장으로 발탁하는 등 신규 인재 영입에도 주력했다. 국내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글로벌성장혁신부문과 호흡을 맞춰 그간의 해외 투자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배 신임 CFO의 첫 번째 과제로 꼽힌다.

◇매년 비용 투입 미국법인, 공장 가동률은 미미


한국콜마의 해외법인 부진은 한동안 이어졌다.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최근 3개년 실적을 보면 미국법인(HK Kolmar Laboratories)은 2023년 393억원, 2024년 503억원, 2025년 129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캐나다법인(HK Kolmar Canada) 역시 같은 기간 41억원, 104억원, 7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해외법인 부진의 중심에는 미국법인이 있다. 한국콜마는 2016년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인 PTP(프로세스 테크놀러지 앤 패키징)를 인수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석오(Seokoh, Inc.)를 설립했고, PTP 인수에 170억원을 투입하면서 미국 현지에 제1공장을 마련했다.

이후 미국법인에 매년 100억원 안팎 규모 자금을 투입해 PTP 인수금액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총 62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신규 출자분 147억원을 제외한 478억원은 이미 손상차손으로 전액 손실처리한 상태다. 미국법인에 대한 대여금 역시 지난해 기준 총 410억원이다. 그중 339억원은 이미 회수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했다.

이와 별도로 1000억원가량의 지급보증도 제공 중이다. 즉 2016년 인수 이후 한국콜마가 미국법인에 실제 투입한 현금(지분+대여금)은 최소 1035억원 안팎이고, 1000억원가량의 지급보증까지 떠안은 구조다. 지난해 상반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준공하는 데 800억원을 투입했고, 올 1분기 미국법인에 121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점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훨씬 커진다.

제2공장 증설 투자금, 대여금, 지급보증 제외

문제는 가동률이다. 미국법인의 공장 가동률은 2020년 29.9%, 2022년 22.3%, 2024년 49.5%까지 오르다가 케파가 확대된 지난해 12.0%로 급감했다. 신규 고객 및 기존 고객 주문 수요가 예상보다 늘지 않으면서,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을 상쇄할 만큼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로레알코리아 출신 영입…관건은 가동률

이런 가운데 한국콜마는 올 초 조직개편을 단행해 글로벌성장혁신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한국콜마에는 연구소장과 생산본부장, 영업본부장 등 각 부문별 수장이 존재하는데, 글로벌성장혁신부문 내 별도 수장들을 선임해 별도 조직처럼 운영하는 형태다. 해외법인과 해외영업 등 글로벌 업무 기능을 통합해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차원이다. 실제 내부결재 체제 역시 독립성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부문장이 직접 승인할 수 있는 권한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핵심 인재도 재배치했다. 글로벌성장혁신부문장으로는 허현행 기존 CFO를 투입했고, 부문 산하 GBD본부의 수장으로는 로레알코리아 출신 서지영 상무를 신규 영입해 글로벌 브랜드 운영을 맡겼다. 글로벌 뷰티기업 출신 인사를 영업 전면에 배치한 것은 미국 공장 캐파를 신규 글로벌 브랜드 물량으로 채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성과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로레알과 ODM 수주 계약을 맺는 제품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향 물량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는 주목할 대목이라는 평가다. 다만 글로벌 대형 브랜드와의 거래는 통상 초도 물량이 작게 시작해 검증을 거쳐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구조인 만큼, 실질적인 실적 기여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관건은 미국 제2공장의 가동률이 언제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느냐다. 로레알향 신규 물량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이 향후 몇 개 분기의 핵심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이 회복 속도는 한국콜마의 차입구조 개선, 해외법인 지급보증 리스크 해소 시점과도 맞물려 있어 재무 라인이 계속 주시해야 할 지표로 남아 있다.

한국콜마는 하반기 신규 고객사 유입이 확대되면 점진적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현지 고객사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생산 효율성 제고와 고객사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ODM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는 흐름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북미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현지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