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 시장의 상위권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개인카드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되고 수익성 관리 부담이 커지자 대다수 카드사가 장기 거래가 가능한 법인 고객 확보에 힘을 실은 결과다. 결제 규모와 부문별 강점, 은행·그룹 연계 전략을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구도와 각 사 영업 경쟁력을 살펴본다.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순위가 2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법인 체크카드 실적은 선방했지만 일반 신용결제와 세금성 결제 부문에서 역성장한 영향이 컸다.
진성원 대표 체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독자 결제망 확대와 대비되는 흐름이다. 카드 영업과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진 대표의 색깔이 독자망과 가맹점 기반 강화에서 먼저 드러났다. 법인 카드는 상대적으로 약점이 부각됐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과의 연계를 강화해 법인 영업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독자 결제망 성장과 엇갈린 법인 성적표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법인카드 결제액은 올해 5월 누적 기준 9조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2327억원보다 2.3% 감소했다. 현금서비스와 구매전용을 제외한 국내외 신용·체크카드 실적 기준이다. 같은 기간 8개 전업카드사 중 실적이 감소한 건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뿐이다.
출처: 여신금융협회 공시 취합
우리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16.6%에서 15.1%로 1.5%포인트(p) 하락했다. 업계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내렸다. 하나카드와 신한카드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하며 우리카드를 앞질렀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 신용카드 세금성 결제금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의 국내 신용 일시불 세금성 결제액은 지난해 5월 누적 2조4228억원에서 올해 2조2211억원으로 8.3%(2017억원) 줄었다. 국내 신용 일시불 일반 결제액도 같은 기간 4조5925억원에서 4조4913억원으로 2.2%(1012억원) 감소했다.
법인 체크카드 실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우리카드의 국내 직불·체크 일반 결제액은 1조8063억원에서 1조8575억원으로 2.8%(512억원) 늘었다. 체크 기반은 유지했지만 일반 신용 결제와 세금성 결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체크카드 부문과 달리 단기적인 실적 변동성이 큰 부문에서 약점이 먼저 드러난 셈이다.
이 흐름은 진성원 대표 체제에서 성과를 낸 독자 결제망 확대와 대비된다.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독자 카드 매출 비중을 전년 동기 16.2%에서 37.8%로 끌어올렸고 독자 가맹점 수도 175만4000점에서 195만1000점으로 늘렸다. 카드 영업과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진 대표 체제에서 가맹점 기반의 본업 재정비는 성과를 냈지만 법인 부문은 보강해야 할 과제로 부상한 모습이다.
◇은행 기업영업 경험 앞세워 원팀 체계 강화
우리카드는 법인 영업의 약해진 흐름을 보완하기 위해 은행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법인카드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자 우리금융그룹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본다. 기업금융 거래 과정에서 법인카드 이용을 함께 늘리는 방향으로 영업 구조를 정비하고 있다.
올해 인사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우리카드는 연초 우리은행 출신 민복기 상무를 기업영업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전임자인 장중하 상무가 우리카드 기업영업실과 마케팅본부, 채널영업본부를 거친 내부 카드 영업통이었다면 민 상무는 우리은행 구로금천영업본부장과 강서영업본부장을 지낸 은행 기업영업 출신이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 기업영업본부와 공동 영업 체계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원팀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대출, 자금관리서비스(CMS), 급여이체, 외환 등 기업금융 거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인카드를 동시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주채무계열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금융과 법인카드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은행과 카드 고객전담역(RM) 간 매칭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체계와 영업 인센티브, 프로세스를 정비해 실질적인 협업 기반을 보완했다. 체크카드 고객의 신용카드 전환도 추진하며 법인 신용결제 기반을 다시 넓히려는 구상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의 단기간 높은 성장세로 인해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인 외형 확대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에 중점을 두고 우량 고객 확보와 고객 기반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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