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현대해상 보유 지분을 10% 이상으로 확대했다. 상장 보험사 중 국민연금이 10% 이상을 들고 있는 건 현대해상뿐이다. 보험손익 회복과 자본 부담 완화,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이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의 보험업종 내 핵심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부터 다시 매수에 나서며 보유 비중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다만 실적 개선이 배당 재개로 이어질지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변화에 달려 있다.
◇실적 반등과 저평가에 기관 자금 유입 꾸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9일 현대해상 주식 20만7556주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3만7195원으로 매입액은 약 77억원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864만8529주, 보유 비율은 10.15%로 높아졌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국민연금은 이번 매수로 현대해상의 10% 이상 주요주주가 됐다. 자본시장법상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면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보고 의무가 발생한다. 공시에도 보고 사유가 신규 주요주주로 기재됐다.
올해 4월 현대해상이 자사주 415만1750주를 소각하면서 국민연금의 지분율도 소폭 상승했다.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은 지난해 8월 840만1788주에서 올해 6월 803만1234주로 줄었다. 다만 발행주식 수가 8940만주에서 8524만8250주로 더 크게 감소했다. 이에 지분율은 9.40%에서 9.42%로 올랐다.
국민연금의 보유량이 현대해상 1분기 실적 발표 전 감소했다가 발표 후 다시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지난 4월 16일 현대해상 125만3765주를 처분해 보유량을 714만8023주로 줄였다. 이후 지난달 5일 88만3211주를 다시 사들였고 이달 9일까지 보유량을 864만8529주로 늘렸다. 4월 저점과 비교하면 약 150만주를 재매입한 셈이다. 지난해 8월 지분율을 9.4%까지 높인 데 이어 다시 비중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해약환급금준비금 변수 여전
현대해상을 선택한 배경으로는 실적 반등 가능성과 저평가 매력이 꼽힌다. 현대해상은 예실차 악화와 대규모 보험계약마진(CSM) 조정,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하락 우려가 지난 2년간 주가에 반영되면서 경쟁사보다 큰 폭의 할인을 받아왔다. 반대로 손해율과 자본 부담이 안정되면 주가 회복 폭도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증권가는 현대해상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보다 17~19% 늘어날 것으로 본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동시에 안정되고 예실차 적자 폭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현실화하면 그동안 누적된 할인 요인이 완화될 수 있다.
현대해상의 추가적인 재평가를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주주환원으로 연결돼야 한다. 장기금리 상승으로 보험부채 할인율이 높아지고 킥스비율 부담도 낮아지면서 자본 여건은 이전보다 나아졌다. 올해 보험손익이 정상화하면 배당 재개를 검토할 기반도 점차 갖춰질 수 있다.
가장 큰 제약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다. 새회계제도(IFRS17)에서 발생한 이익이 충분해도 준비금 적립 부담이 크면 배당가능이익으로 전환하기 어렵다. 현대해상은 수익성과 지급여력 회복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 때문에 배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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