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빅딜 그 이후

웅진, 프리드라이프 인수 1년,겉과 속이 다른 성적표

금융자산 덕에 실적 개선됐으나 마진율 하락, 모회사 차입금은 급증

김예린 기자  2026-07-16 15:49:32

편집자주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빅딜(Big Deal)'은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 단 한 건의 재무적 이벤트라도 규모가 크다면 그 영향은 기업을 넘어 그룹 전체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긍정적일수도, 부정적일수도 있다. THE CFO는 기업과 그룹의 방향성을 바꾼 빅딜을 분석한다. 빅딜 이후 기업은 재무적으로 어떻게 변모했으며, 나아가 딜을 이끈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 인력들의 행보를 살펴본다.
웅진그룹이 상조업계 2위 프리드라이프(현 웅진프리드라이프) 최대주주에 오른 지 1년, 첫해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본업 마진율은 떨어졌으나 금융자산 가치가 늘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다만 성장 동력이 금융자산이라는 점 자체가 문제로 꼽힌다. 인수에 그룹 차원의 대규모 비용 부담이 동반된 만큼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투자 성과를 내는 게 핵심 과제로 거론된다.

◇매출·이익 성장했지만 본업 마진은 뒷걸음질

웅진이 웅진프리드라이프를 품은 건 지난해 6월이다. 당시 완전자회사인 더블유제이라이프홀딩스 산하 더블유제이라이프를 통해 웅진프리드라이프 발행주식 60만1223주(의결권 기준 지분율 99.77%)를 인수했다. 사업결합 회계처리 기준 총이전대가는 공정가치로 8879억원이었다.

전체 인수금액 가운데 식별 가능한 순자산은 5271억원인데, 영업권은 3620억원에 달한다. 지불한 대가의 약 41%가 장부가 대비 프리미엄인 셈이다. 영업권은 매년 손상검사를 거쳐야 하는 자산으로,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 향후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수 1년이 지난 지금 실적은 개선됐다.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지난해 매출은 3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영업이익은 1082억원으로 9.8% 늘었다. 다만 성장의 상당 부분은 상조 서비스 본업이 아닌 금융자산 평가이익에서 나왔다. 손익계산서상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이익은 143억원에서 303억원으로 늘었는데, 대부분이 미실현 평가이익이었다.

본업인 장의·장례 행사 서비스만 떼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행사수익은 9.7% 늘었지만 행사비용은 19.7% 늘어 매출 증가 속도를 웃돌았다. 그 결과 행사이익(행사수익-행사비용)은 754억원으로 전년(760억원) 대비 줄었고, 이를 토대로 계산한 마진율은 48.9%에서 44.3%로 4.6%p 하락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2024년까지 EBIT마진(EBIT/매출액)과 EBITDA마진을 개선해 왔는데, 인수 첫해인 지난해 확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셈이다.


◇웅진그룹, 인수 이후 차입금 3배로 증가

웅진프리드라이프 자체 재무제표만 보면 부채비율이 1222%에 달하지만 실제 총차입금은 30억원에 불과해 실질적으로 무차입 경영에 가깝다. 부채 대부분은 고객이 매달 납입하는 부금선수금으로, 향후 서비스 제공 시 상계되는 항목이라 일반 차입금과 다르다. 회원이 늘수록 함께 불어나는 상조업 특유 구조 때문에, 높은 부채비율 자체는 리스크가 아니다.

문제는 웅진프리드라이프 인수 대금 8879억원을 실제로 마련한 주체가 모회사 웅진그룹이라는 데 있다. 웅진 사업보고서의 연결현금흐름표를 보면, 2025년 한 해 단기차입금이 4131억원, 장기차입금이 6258억원, 사채 발행이 823억원 늘었다. 합산하면 약 1조1212억원의 신규 차입이 일어났다. 이는 웅진프리드라이프 등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같은 해 렉스필드컨트리클럽을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데 투입한 682억원 포함)을 차입으로 조달했다는 뜻이다. 웅진의 연결 기준 차입금 및 사채 잔액이 4069억원에서 1조2926억원으로 불어난 배경이다.

이자비용도 급증했다. 연결 기준 금융원가 중 이자비용은 243억원에서 578억원으로 137.4% 늘었다. 영업이익(781억원) 대비 이자비용을 비교하면 이자보상배율은 약 1.35배로, 전년(1.28배)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여유가 크지 않은 수준이다.

웅진 자체 실적도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일회성 요인이 섞여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 1조1507억원, 영업이익 781억원, 당기순이익 1144억원으로 전년(52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는데, 회사는 이를 "프리드라이프 연결 편입에 따른 매출 확대와 계열회사(렉스필드CC) 지분 취득 과정에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 반영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렉스필드CC는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전대가(682억원)가 순자산 공정가치(818억원)에 못 미쳐 366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당기손익으로 즉시 인식됐지만, 프리드라이프 건은 영업권 3620억원이 자산으로만 계상됐을 뿐 손익엔 반영되지 않았다. 반복되지 않는 일회성 이익인 만큼, 편입 자회사들의 실질적 기여도는 올해 재무제표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프리드라이프 실적 견조, 그룹은 레버리지 부담

최근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자본총계가 급감한 점은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웅진 1분기보고서에 담긴 웅진프리드라이프의 2026년 1분기 실적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891억원·271억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자본총계는 지난해 2483억원에서 올 1분기 1821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총포괄손익이 104억원 플러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약 765억원의 자본 유출이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분기보고서에는 이 유출의 이유는 공시에 드러나지 않지만 웅진이 인수 차입금 상환 및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웅진프리드라이프로부터 현금을 적극적으로 회수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웅진프리드라이프 단독으로 보면 인수 첫해는 외형 성장을 지켰지만 본업 마진율 하락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모회사 웅진까지 보면 그림은 더 복잡하다. 대규모 차입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했고, 그룹 흑자 전환에는 일회성 요인인 염가매수차익이 한몫했다. 빅딜의 성패는 웅진프리드라이프 단독 실적표는 물론 웅진이 차입금 부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는지에 달린 셈이다. 올해 △웅진프리드라이프 본업 마진율 반등 여부 △그룹 차입금 및 이자보상배율 추이 △웅진프리드라이프의 영업권 손상 여부 등이 핵심 관찰 지표가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