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자한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투자 손익이 올해 상반기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400억원을 웃도는 지분법이익을 안겼던 1호 펀드에서 올해 들어선 26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다.
단기 손익과 별개로 삼성의 바이오 투자는 확대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 등이 함께 참여하는 그룹 공동 투자 플랫폼인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올해에도 신규 펀드를 조성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도 다중암 조기진단 기업 그레일(GRAIL), 유전자 분석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등에 별도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 +432억서 상반기 -264억…2분기 손실폭 확대 삼성바이오로직스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보유 중인 편드 SVIC54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올해 상반기 26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432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손익 방향이 뒤바뀌었다.
손실 규모는 2분기 들어 크게 확대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에 인식한 SVIC54 관련 지분법손실은 약 51억원이었다. 상반기 누적 손실을 감안하면 2분기에만 210억원을 웃도는 손실이 추가로 반영됐다.
SVIC54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 1호를 구성하는 투자조합이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1년 15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했고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별도 투자조합을 통해 200억원을 추가하면서 1호 펀드 전체 투자재원은 1700억원으로 확대됐다.
장부금액도 줄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SVIC54 지분의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74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7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두 차례 약 189억원의 출자지분을 회수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도 일부 지분을 회수한 만큼 장부가 감소에는 투자자산 가치 변동과 회수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
투자 대상 상당수가 비상장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에서 펀드 손익은 후속 투자 과정의 기업가치와 임상개발 성과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지난해 대규모 지분법이익이 올해 손실로 전환된 것도 이런 투자자산의 가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평가손실에도 신규 펀드 조성…그룹 바이오 투자 지속 삼성은 펀드 투자자산의 가치 변동에도 신규 펀드를 조성하고 계열사별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20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 SVIC80호를 새로 조성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792억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396억원, 삼성벤처투자가 20억원을 출자했다.
삼성은 지난해 7월에도 720억원 규모의 라이프사이언스펀드 2호(SVIC64호)를 조성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벤처투자가 참여해 미국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의 8호 펀드에 출자했다. 해당 펀드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 등에 투자한다.
1호 1700억원과 2호 720억원, 올해 조성한 3호 2000억원을 합하면 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누적 투자재원은 4420억원이다. 올해 5월에는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암 표적을 발굴하는 미국 카토그래피 바이오사이언스에도 투자했다.
그룹 계열사의 직접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다중암 조기진단 기업 그레일에 총 1억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그레일의 다중암 조기진단 검사 '갤러리'의 국내 상용화를 추진하는 등 투자와 사업 협력을 연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유전자 분석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도 1억75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라이프사이언스펀드가 신약과 바이오 플랫폼 기업을 발굴하는 한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은 진단과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 직접 전략적 투자를 병행하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여러 삼성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투자 플랫폼"이라며 "개별 투자손익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